진예
  2007년11월08일 목포전시 나의 후기
  

20071109

새벽 5시 15분
택시 운전사는 어둑한 거리에 차를 세워 나를 내려주며 거스름돈을 건네주고 거리를 둘러본다. 오늘은 거리청소를 안하셨나 보네.휭 하고 지나가는 택시의 주변에는 어젯저녁부터 떨어진 누런 낙엽잎들이 흩어져 있었지만 그게 머 문제될것이 무얼까.난 떨어진 낙엽으로 가을을 느끼는데, 십여분을 버스정류장앞에서 차를 기다리는 동안 건너편 청소부 아저씨가 낙엽을 쓸어내고 있다. 양재역으로 가는 삼화고속 9100번은 정확히 한시간걸린 6시 15분에 양재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다.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어 두리번거리다 길가앞 명인만두에 들어가서 두리번 거리지만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만두는 보이지 않는다. 라면한그릇을 먹고 앉아있다가 거리로 나오자 오히려 몸이 더 차지는 기운이 느껴진다. 7시 9분이 되어 이태란선생님한테 전화가 걸려오고 구민회관안에 들어가 몸을 녹이는 동안 서용선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와 선생님의 차를 발견하다. 그리고, 양재역꽃시장에서 이태란선생님과 만나 존포일부부가 먼저 목포에 도착하여 밤을 새어 디피를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안성복선생님이 못오신다는 얘기를 나누며 이태란선생님의 운전으로 목포로 달리다. 해는 따스하고 그림을 싣고 가는 내 마음은 무겁다. 서해안고속도로 즈음 휴게실에서 잠깐 내려 커피와 호두과자를 들고 오후 한시부터 하는 목포그리기 전시일정에 맞추기 위해 이동하다.


오전 7시 30분 고속도로
차에서의 화두는 서용선선생님의 근래의 활발한 전시에 대한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의 그림에 대한 반응이 좋다라는 주변의 이야기들과 몇 년을 걸쳐 그려지는 오래된 그림들이라는 것과 즉각적인 반응이 오는 그림은 좋은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 하신다며 그걸 기피하신다는 선생님 말씀들이 오가다가 매월당 김시습에 대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한참 선생님의 말씀에 몰입하다 보니, 오전 11시 반경 우리는 목포톨게이트에 도달하고 남쪽지역이라 햇살의 기운이 다름을 느끼며 유달미술관에 도착하니 문이 닫혀있었다. 이태란 선생님은 통화 후 아랫층 은행에서 세콤 카드를 가져와 전시관 문을 열고 뒤늦게 가져온 그림을 빈 공간에 전시설치를 끝내고 근처 돌집에서 낙지 비빔밥과 생선찌개를 시켜서 먹고 선생님의 네비게이션에 의지해 목포대학 음악관으로 이동. 중간에 네비게이션의 에러로 인해 고가도로에서 길을 돌고 다행히 1시즈음에 목포대학 미술관에 도착하다.


오후 1시 목포대학교
목포대학의 건물은 굉장히 오래된 느낌이 든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목포대학은 1946년즈음 설립되어 얼마전에 개교 60주년을 맞이한 역사가 깊은 국립대학이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목포대학교의 미술대학과 앞에는 일제시대때에 지어졌다는 붉은 담쟁이 덩굴이 둘러쳐진 건물이 보이고 현재 그것은 평생교육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문화재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행사가 시작된듯한 활기찬 기운이 뚜렷히감돈다. 입구와 복도로 많은 학생들이 오가고 북적거리며 복도 오른편으로 낡은 문에는 김창세 선생님의 연구실 명패가 보이고 복도를 지나니 밝은 현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곳에는 오늘 시작된 목포그리기에 대한 각 종 행사사진과 전시사진에 관한 과정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현관 왼편에는 목포그리기팀이 철암그리기에 다녀갔던 사진들이 함께 전시되어있었고 현관방향으로 설치된 프로젝터에서는 영상이 나오고 있는데 그 영상의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현관을 지나쳐 가면 시청각실이 오른편으로 보이고 그곳에서 오늘의 세미나가 진행된다. 오후 1시 반 경이 되어 조은정 선생님 사회로 조형미술연구소학술세미나로서 목포풍경의 '역사적 층위와 미술의 공공성'이란 커다란 주제를 놓고 각 관련 참여자분들의 발표가 있었다.


오후 1시 30분 시청각실
먼저 조형연구소장으로 계신 김창세 선생님의 정성이 담긴 개회사가 있었고 송영환디자인학과 선생님의 축사가 짧게 있었다. 이어 본격적으로 목포대학교 지역개발학과 교수로 계신 조준범 선생님의 '목포 도시 형태의 변화'의 내용으로 1916년부터 현재까지의 지형도를 순차적으로 보고 그동안 어떻게 변화하였고 가옥과 지형의 변화에 대한 지형도의 변화들이 흥미롭게 보여졌다. 또한, 오래된 곳일수록 지형이 깊고 건물이 낮고 매립지쪽으로 갈수록 건물이 높고 지형의 깊이가 낮다는 기록이 인상깊었다. 이어 정금희 선생님의 '남도풍경화의 전개 및 작품에 대한 고찰'에 대한 발표와 박수경 선생님의 '목포의 진경'에 대한 발표로 현재 발표되어온 목포그림에 대한 여러 작품들을 수집하여 보여주셔서 그동안 목포에 관한 그림들을 한눈에 알수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쉬운 점은 그 동안 발표되어온 작품들이 대부분 한국화 성격이 유달산이나 항구에 대한 풍경화위주이며 현대 도시에 대한 그림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현재를 담는다는 시점에서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미술의 정체를 의미할수도 있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서용선선생님의 '대안공간과 예술활동'이라는 주제로 할아텍에서 작업했던 이번 철암벽화작업에 대한 사례를 발표하고 그것이 지역의 공공성이나 변화에 어떤 관련이 있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작업동영상과 벽화작품의 이미지를 보며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강의 시간은 30분을 훌쩍 넘어 한 시간가량 지속되었다. 세미나가 끝나가고나는 전시영상 자료에 대한 프린트기록물을 학과사무실에서 영상전시때 나눠줄 인쇄물을 복사하여 엮었다. '수평선의 여성들' 이란 인터뷰영상작품에 대한 상영물을 전시하기 위해 정경탁이 프로젝터와 노트북의 설치의 테스트를 도와주었는데 가져간 dvd가 읽히지 않아 당황하다가 결국 샘플본인 wmv로 상영하기로 결정하고(다음날 파일을 다시 보냄) 복사물을 정리한 후 2층 조은정선생님이 계신 연구실에 도착하여 그곳에 와계신 서용선,이태란,조은정선생님과 담소를 나누고 오후 5시 유달미술관에 있는 목포그리기 전시오프닝에 맞춰 이동하였다. 조은정 선생님은 그리스전시 준비로 가셨다가 어제 오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얼굴이 조금 핼쓱해지신듯 하다. 연구실 입구 문에 영어를 뒤집어놓은 듯한 그리스문자를 보며 러시아어와 참 흡사하다는 말을 하다.


오후 5시 유달미술관
유달미술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전시관에 가득 차 있었다. 학생과 선생님들과 관계자들로 북적거리고 김창세선생님의 들뜬 표정이 보인다. 아쉽게도 나와 정경탁은 오프닝이 시작되기 전 역사박물관에 설치할 영상작품설치로 다시 학교로 가서 학생에게 노트북과 프로젝터를 받아 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다.


오후 6시 역사박물관
역사박물관 주차장은 당초 계획했던 대로 게릴라 형식의 행사가 이루어져지 않아 그냥 텅빈공간으로 남아있다.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좀 더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을 갖고 역사박물관의 대리석외벽을 바라보다. 과연 이 외벽에 얼마만큼 작품영상이 선명하게 보여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한 후 설치 준비를 하다. 역사박물관의 담당자와 상의 후 전선을 옮겨 꽂고 플라스틱 박스를 쌓아 그 위에 프로젝터와 노트북을 올려놓고 스피커를 연결하다. 나무로 걸쳐진 좁은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져 외벽의 모서리 부분에 상영을 하기로 하였으나, 굴곡이 심해서 고민하다가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유달미술관에는 전시 오프닝이 끝난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다. 역사박물관이 오후 6시가 되어 문을 닫고 다시 전선을 다른 곳에 설치하는 해프닝을 겪고 난 후 날은 더욱 어두워지고 프로젝터를 건물의 최상위쪽으로 크게 쏘는것으로 결정하니 날이 어두워진 탓인지 선명하고 시야가 넓게 보여 보기가 좋았다. 인터뷰기록에 대한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수평선의 여성들'이라는 영상작품이 여성과 노동과 무명성을 주제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단한 삶속에서도 이름을 갖지 않고 사회 저변에서 나름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들의 건강함을 이야기 하고 싶었으며 그것이 목포역사박물관의 외벽이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맞물려 과거와 현재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였다는것을 설명하였다. 영상을 본 존포일은 현재 영국에서는 볼 수 없는 - 시장성격이 다르고 현대화로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 영상이라며 관심있게 보았다고 한다. 또한 다른분은 문화의 공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도 말씀하셨다. 시간이 오후 6시가 넘어가자 식사를 하러 가려고 할때 지역주민들이 반응이 조금씩 보여지자 김창세선생님이 조금 더 상영하자는 의견을 내시고 정경탁이 남아 30분가량 더 상영하였다. (3일간 저녁에 한 시간 정도 상영하기로 결정하다.)


오후 6시 30분 의정부 부대찌개
저녁식사를 위해 근처 의정부부대찌개집에서 서용선, 조은정,김창세, 송영찬교수님과 존포일 부부와 박수경선생님과 목포지역작가분들과 학생분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목포그리기 전시 오픈을 자축하였다. 식사를 하며 박수경 선생님과 목포작품이 다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워하였고 개발이 우선인 현재 목포시의 개발추진과정에서 목포보존과 목포그리기 작업에 대한 냉랭한 반응이 있었다는 얘기들을 전해들었고, 그것이 주민들은 목포시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하는듯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목포그리기 전시회가 올해 처음 시작되어 계획대로 모두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언급이 되었지만, 그래도 모두 바쁜 가운데 이렇게 행사를 계획하고 실행되었기 때문에 발전적인 전망으로 보아도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도 해본다.


오후 8시 다시 고속도로
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이태란,서용선, 존포일부부, 진예는 그곳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8시가 되어 이태란선생님의 운전으로 다시 서울로 오르다. 평일이어서일까. 차량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 고속도로의 길은 더욱 어두워만 보이고 이태란 선생님과 서용선교수님의 전시물철수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존포일과 서용선교수님과의 쉴러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나와 김보경선생님과의 사진과 전시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김보경선생님과 서용선선생님과의 대화가 잠깐 오가고 ... 갇힌 공간. 4시간여의 차 안. 서용선, 이태란, 존포일, 김보경, 진예. 밤 12시에 서울 톨게이트에 도착. 강남역근처에서 김보경과 존포일이 내리고 진예가 내리고 이태란선생님이 서초에서 내리고 서용선선생님이 양수리로 가실 것이다.
이번 목포그리기 전시회는 아쉽게도 많은 할아텍 작가들이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나, 할아텍과 목포조형연구소와의 연계가 된 첫 전시회였으며 많은 작가들이 참여로 몇 개월간의 교류가 진행되었고 지역의 발전과 공공성이라는 목적으로 앞으로도 함께 발전적인 길이 모색되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목포그리기 팀들 모두 고생많으셨고 다시한번 전시회 축하드립니다. 조만간 또 뵙고 함께 할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인쇄하기] 2007-11-11 18:10:12 / 124.2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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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 이야.. 이런 멋진 글은 댓글이 아닌 답글로 쓰셔도 됩니다. ! ^^ 반가웠습니다. 더 못다하고 바삐 온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선생님의 웃는 얼굴과 목소리가 흠씬 묻어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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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강원도 맨 위에서부터 전라남도 맨 끝까지 안방처럼 휩쓸고 다니신 할아텍 여러 분들의 열정에 감탄합니다. 여러분의 행동이 알게 모르게 제대로 된 문화적 이해를 넓혀가는 것 같슴다. 온 맘을 다해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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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개인적으론 첨에 뭘 새삼스럽게 목포를 그리나 했는데, 여러 분들의 조용하지만 꾸준한 실천적 자세를 대하며 기분 좋고 믿음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꼈고, 목포를 공부하며(겨우 시작이지만) 문제거리를 함께해서 고마웠고, 이경희 교수님과 진예쌤의 인터뷰를 망치기도 했지만 배울 수 있어서 기꺼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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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진예선생님, 정말 꼼꼼하시군요. 마치 한 폭의 영상이 쭉 지나가는 것처럼 그 날을 상기시키는군요. 언제나 지나간 것은 적잖은 감상을 낳습니다. 길지 않았던 그간의 만남 속에서 뭔가 꾸물꾸물 정이 묻어나는군요. 역시 만남이란 좋은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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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정 수고 하셨읍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함께전시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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