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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05월 (2003. 5. 17 - 18)
 여행 일정
2003. 5. 17 - 18(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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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그리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철암그리기 여행은 매월 3째주 토요일 청량리 역에서 07:40에 모여 08:00발 무궁화호편으로 출발하여 일요일 철암역 17: 31분발 새마을호편으로 돌아옵니다. 출발시간과 장소가 다를 경우 당일 13:00 철암역 앞 신토불이 식당에서 합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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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완연합니다. 태백에서 가장 늦게 눈이 내린 때가 5월 17일이였답니다. 태백에서 만난 어떤 이는 펑펑 눈내리는 운동장에서 '오월은 푸르구나아~' 노래불렀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고향을 회상하더군요. / 이번 여행에는 태백예술환경을 위한 패널토론회가 석탄박물관 영상실에서 개최되고 철암역갤러리에서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판화교실(지도:윤동천/서울대교수) 16인의 판화 '푸른기운'전이 열립니다.
1.행사
1) 태백예술환경을 위한 패널토론회 / 석탄박물관 영상실 2003. 5. 17 15:00 - 17:00
2) 철암역갤러리 / 푸른기운전 2003.5.17 - 6.19
3) 교육: 철암초등학교 1,2,3,4학년 25명 5,6학년 16명을 대상으로 박혜성외 4명의 선생님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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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부일정
2003. 5. 17
07: 40 - 청량리 2층 대합실 중앙선 개찰구 앞 집결
08: 00 - 12: 30 청량리역 -> 태백역
12: 30 - 13: 00 철암이동
13: 00 - 14: 00 중식 및 푸른기운전 오픈
14: 00 - 14: 30 이동
15: 00 - 17: 00 태백예술환경을 위한 패널토론회(석탄박물관 영상실)
17: 00 - 19: 00 석탄박물관 관람 및 태백산 그리기
19: 00 - 20: 00 석식
20: 00 - 22: 00 작품발표
22: 00 - 자유토론
2003. 5. 18
08: 00 - 09: 00 조식
09: 00 - 11: 30 피재, 검룡소 답사 및 스케치
11: 30 - 12: 00 이동
12: 00 - 13: 00 중식
13: 00 - 16: 00 구와우 답사 및 그리기
16: 30 상행(태백역 - 청량리역)
참가자
1.서용선
2.이경희
3.박진수
4.장성아
5.이정우
6.류장복
7.이지원
8.이강우
9.유광운
10.한응전
11.정혜진
12.이강우
13. 이영주
14. 추인엽
15. Andy thomson
16. 김제민
17. 박혜성
18. 이태란
19. 이승혜
20. 강현숙
21. 신정숙
22. 윤영옥
23. 한지연
24. 이희영
25. 박종성
여행 후기
2003. 5.17(토)
6:55(am). 고려대학교 기숙사 앞. Thomson교수님과 아침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보이시질 않는다. 전화를 걸었더니 내 전화에 잠을 깨신 듯하다. 15분쯤 지난후 선생님의 얼굴이 보인다.
7:35(am). 청량리역 대합실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모두들 이부자리에서 막 나온 얼굴로 서로에게 인사를 나눈다. 오늘은 전시 오픈과 세미나 등의 일정으로 꽤 바쁜날이다. 그래서인지 다른여행때와는 달리 철량리 역에는 많은 인원이 모여 핸드폰으로 확인 전화하기에 바쁘다. Andy Thomson교수님, 정영목 교수님, 이경희교수님, 장성아, 이지원, 이영주, 정혜진, 김제민, 박혜성, 김경옥, 배호연, 이태란씨외 판화팀 5명, 심상용교수님외 동덕여대 대학원생 8명, 이희영 총 27명의 인원이 한바탕의 대란(?)후에 기차에 올랐다. 표를 끊을때 마다 겪는 이 연례행사는 철암그리기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다. 하지만 그후 기차에 오르면서의 안도감이란......
8:50(am). 양평역에서 서용선교수님, 추인엽, 박종성 세명의 일행이 합류하여 꼭 30명의 설레이는 마음들이 철암을 향한다.
12:40(pm). 태백역 도착. 모두들 철암행 버스 정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1:30(pm). 신토불이. 배고픈 우리는 된장찌게로 허기를 채운다. 신토불이 음식은 항상 맛있다. 음식맛도 맛이려니와 시장이 반찬이라고 꼭 두그릇씩 먹게 된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30명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다른 메뉴를 준비하지 못해 된장찌게 하나로 해결해야되는 일행에게, 특히 처음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2:00(pm). 금요일에 오셔서 전시 디스플레이를 하신 윤동천교수님, 판화반 수강자 2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곧 전시를 오픈했다. 매 전시마다 수고하시는 한응전, 류장복선생님이 늘 감사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윤동천교수님의 지도하에 매주 목요일에 있는 석판화 수업에서 작업해온 석판화 20여점이 전시되었다. 아직도 수업은 진행중일 텐데 벌써 이런 결과물들이 만들어지는것을 보면 수강생들이 얼마나 열심인지를 알 수 있었다.오픈행사를 뒤로하고 세미나 준비팀은 먼저 태백석탄박물관으로 향했다.
2:30(pm). 강단을 정리하는 동안 발표자들이 속속 도착하고 인사를 서로 나누었다. 철암그리기 여행이후 처음으로 갖는 세미나이기에 기대하는 마음과 걱정스런 마음이 조심히 교차한다.
3:20(pm). 준비를 모두 마치고 철암역갤러리에서의 일행이 합류하였다. 태백시 예술환경을 위한 패널토론은 시작되었다. 사회는 이경희 선생님께서 진행하셨다. 차분한 목소리와 풍부한 지적경험의 소유자답게 무리없이 매끄럽게 진행하셨다. 가끔씩 대중앞의 자리를 수줍어하시는 선생님을 뵈면 사춘기 소오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첫번째 발표는 정영목교수님께서 맡으셨다. 교수님께서는 "예술과 환경-철암의 경우"라는 제목으로 철암이 갖는 정치성,역사성, 환경적 장소성등의 원론적인 문제와 더불어 치유로써의 예술에 관하여 설명을 하셨으며, 그 하나의 방법으로 예술과 환경과의 접근을 말씀하셨다. 예술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그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여주셨다. 교수님 특유의 어투가 무척 반갑게 들렸다.다음으로 류장복선생님께서 철암그리기의 지금까지의 활동 내역과 앞으로의 계획등에 관한 발표가 있었고, 뒤이어 심상용교수님의 발표가 있으셨다. "하나의 제안: 대안 조형문화공동체"라는 제목의 현실적으로 가능한 효율적인 복합공동체에 관한 내용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성과 관련해 현재의 미술관, 작가들이 겪는 문제들을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는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네번째로 태백시 문화과에 근무하고 계시는 권영규계장님의 "태백의 문화예술적 여건과 방향"에 관한 발표가 있으셨다.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계장님의 발표는 태백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하여 대강의 줄기를 잡을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문화관광정책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계시는 류광훈박사의 "카지노 산업의 현황과 사회적 부작용 완화방안"이란 제목의 발표가 있었다. 카지노 현황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관심했었고 우리와는 상관없는 내용이 아닐까 했었는데, 현재 정부의 정책이나 벌어지고 있는 현황 그리고 그 파생효과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할아텍의 작업은 정부의 제도적 방침과 미술 행정, 이론가들의 구체적인 활동 그리고 작가들의 창작 행위까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에 도전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다. 이번 패널토론은 확실한 결론을 끌어내어야 한다기 보다는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집어 본다는 당초의 목표를 생각하면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우리의 숙제는 어떻게 구체화시킬것인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녁기차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토론회를 급히 마무리하고 일행의 반은 기차역으로 반은 그린회관으로 향했다.
6:00(pm). 촘촘히 짜여진 일정을 마치고 여류롭게 저녁식탁에 둘러 앉았다. 심상용교수님과 일행 8명, 판화전시팀 6명, 어린이 교육팀 2명이 서울로 올라가고 새로이 84학번의 류용문, 한생곤 선배가 합류하였다.
8:00(pm). 태백산 민박촌. 오늘은 critique이 없겠지라는 예상을 깨고 류장복 선생님께서 드로잉 한 점을 가지고 오신다.
와우...... 언제 그리셨단 말인가. 서용선 교수님의 드로잉과 박종성씨의 사진 작업이 벽에 붙혀졌다. 종성씨는 지난 여행때 찍은 필름으로 그동안 작업한 결과이었고, 교수님은 오후 세미나때에 그리신 드로잉이다. 아니 세미나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시고 그림을 그리셨단 말인가. 하긴 세미나 내용이 교수님께는 조금 어려우셨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불찰이다......
Critique과 함께 각자의 소개가 있었다. 하루 종일 불편하셨을텐데 계속 대화에 참석하시려고 노력하고 계시는 Thomson선생님이 고마웠다. 한국 들어온후 쓰지않던 영어를 오랜만에 어버버. 내 머리도 쥐가 난다.
9시가 지나자 피재에서 조경사업을 하고 계시는 두분이 양손에 맥주를 가득히 들고 반갑게 나타나셨다. 그렇게 밤은 이어졌다.
2003. 5.18 (일)
8:15(am). 다른 여행에서보다는 훨씬 이른 아침식사였다. 모두들 부지런히 일어났나보다. 정영목교수님은 벌써 아침기차를 타기위해 출발하시고 안 계신다.
9:40(am). 철암. 우리는 흩어져 작업을 하기로 하고 12시에 모이기로 했다.
12:30(pm). 류장복선생님, 류용문선배, 그리고 노란버스 세차로 나뉘어 피재로 향했다. 노란버스의 주인은 한생곤 선배이다. 버스의 외부는 노란색으로 칠하여져 있고, 내부는 뒷쪽으로는 침대를 만들었고 중간부분의 공간에는 잘잘한 살림살이와 미술재료가 있었다. 한선배는 이 버스를 타고 다니며 작업을 한다고 하였다. 이 버스는 선배의 작업실이자 집이다. 재미있는 버스였다. 하지만......
1:00(pm). 피재. 에서도 아홉마리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구와우라고 이름 지어진 곳에 도착했다. 조경사업을 하고 계시는 두분과 두분의 일행은 우리를 위해서 삼겹살 돌구이를 준비하고 계셨다. 돌위에 직접 삽겹살을 구워 먹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진정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지으셨음에 분명하다. 먹을 것과 쓸 것,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이렇게 맛있는 것을 안 드시고 풀만 뜯고 계시는 Thomson 선생님이 안타까웠다.
식사후 구와우를 둘러보았다. 아 - 름다웠다. 목장이었던 곳이어서인지 달력에서만 보던 초원이 평안하게 펼쳐져 있다. 정말 몰라서 그렇지 아름다운 곳은 참으로 많다.
3:45(pm). 검룡소를 가기로 하고 그 곳을 향해 출발했다. 검룡소는 생각보다 작은곳이었다. 그렇게 작은 곳에서 시작해서 한강이 된다니 . 역시나 물은 맑디 맑았다. 손을 담그면 차가운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 검룡소도 좋았지만 입구에서 검룡소까지 걸어 들어오는 길이 더 좋았다. 숲은 참으로 맑고,푸르고. 치유로써의 예술이 이런것이 아닐까 싶다. 기차시간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다급히 걸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차에 오른 이후 다시한번 한편의 스릴영화를 찍으며 태백역을 향했다.
6:09(pm). 태백역에 도착하자 마음이 가라앉으며, 다행이 8분 연착된 기차에 6시30분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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