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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선
  2010.11.4-3
  

10시가 넘은 시간이라 맥주를 한잔 더 하자는 제안을 뒤로하고 14가 3 애비뉴에서 초록색 번호 6번 지하철을 탔다.뉴저지행버스는 42가 포트오소리티 버스터미널이다.
42가 그랑드 버스터미널에서 회색 S 가로질르는 지하철로 갈아탔다.
11시가 넘어서야 뉴저지 크레스킬(CRESSKILL)행 166번을 타게 되었다.어두운 녹색 불빛아래 앉아있는 사람들이 겨우 구분되었다.
밤은 언제나 피곤하다.
승객들의 모습에서 피부로 다가온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승객들은 자신의 몸둥이들을 그저 의자에 던져 놓고 있다.
흰 와이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아무렇게 맨, 앉은키가 매우 작은 백인 여자의 빛바랜 노란색의 머리카락들이 몇가닥으로 뭉쳐져 뻗처있다. 머리숱도 그리 많지않아 보인다.
불어 악센트에 영어 발음을 되는대로 던져버리는 느낌이다.
말 그대로 내뱉어 버리는 식이다.
인터넷에서 들었던 루이 부르조아의 인터뷰영어가 생각났다.
정말 누구라도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발음과 말투였다.
아마도 프랑스지방 사투리가 있었겠지?

그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각자의 사정에 따라 모인 세상인데...

버스에 장착된 자동 녹음기에서 들려나오는 목적지를 알리는 소리가, 밤늦어 사람도 없는 캄캄한 정거장에 설때마다 크레스킬! 크레스킬!하고 소리질러대는 이상한 밤이다. 브로드 애비뉴 정거장에 내려, 서둘러 길가에 쌓인 낙엽을 밟으며 썰렁하고 침침한 BROAD AVE+812 ELM Ave의 셋방으로 발을 옮긴다.이곳은 주택가라 밤에는 걸어 다니는 사람조차 없는 곳이다.이곳에서 우연히 빌린 침대이불은 목단꽃이 잔뜩 그려진 꽃무늬이불이다.삐걱대는 나무계단을 조심스레 밟으며 늦은시간 어두운 거실앞을 지나, 2층 창가에 붙어있는 컴컴한 방으로 돌아왔다.오늘 밤도 목단꽃 가득한 침대 이불속에서 초겨울 밤을
맞는다.
[인쇄하기] 2010-11-08 00: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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