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원
  100회 철암그리기 동행기
  

100회 철암그리기에 다녀왔습니다.
숫자는 숫자일 뿐, 이라고들 하지만 숫자가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100회에 참여하신 분들이 이렇게 많으신 걸 보면요. 20명이 넘는 대부대였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풍성하고 의미 있는 100회였습니다.

가물거리는 기억력이 더 사라지기 전에 첫 출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2010년 1월 16일 오전 9시, 갤러리 소머리국밥에서 모였어요. 라면 먹고 달리던 임춘애 선수처럼 달려 제시간에 도착했으나 10시쯤 출발할 수 있었어요. 아침 잠 많은 현용호 선생님을 기다렸는데 선생님들 말씀이 ‘젊어서 그렇다’고 하셔요. 아직 아침에 계속 자고 싶은 걸 보면 저 역시 젊은 거라고 위안하며 출발. 사진은 천진난만 용호씨.


치악산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류광운 사장님이 운전하시는 이경희 선생님 일행 차가 안오는거죠. 아기다리 고기다리다 유민구 사장님이 전화해본 결과 고속도로 중간에 기름이 똑 떨어져 래커차를 불러 타고 오시느라 그랬다네요. 래커차 타신 분들, 아직도 부러워요.



태백에 도착하자마자 시장을 봤어요. 오후 파티용 음식을 샀어요. 추인엽 선생님은 파티용 케이크와 쏘주를 따로 구입, 준비의 왕자로 등극하셨어요.



철암역을 먼저 들렀어요. 늘 사람없던 철암역이었는데 이날은 양촌리 어르신들이 온천 관광이라도 가시는듯 알록달록한 옷 입은 어르신들이 많았어요.



갤러리에 걸린 그림들 감상한뒤 철암역 앞에 위치한 골뱅이 PC방으로 향했어요. 그곳은 한응전 선생님이 작업실로 이용하고 계셨는데 벽에 작품들이 걸려있어 마치 전시장 같았어요. 이곳에서 100회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의 소개가 있었습니다.



5시반에 열리는 100회 기념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 큐브 선생님들과 태백문화원으로 먼저 출발했어요. 문화원에 도착해 로비로 들어섰는데 큐브 선생님들이 심봤다를 외치며 로비에 놓인 피아노앞으로 가시더군요. 즉석 연주가 시작됐고 김은수 김경원 선생님의 춤이 이어졌습니다. 그 황홀한 춤을 저 혼자 보기 아까웠어요. 101회 때 발표 시간을 주시면 좋을 듯.



문화원에 선생님들이 속속 모여들어 번개처럼 잔치상을 차렸어요. 플로리스트 김은수 선생님의 꽃 장식이 이날의 파티를 빛내줬습니다. 떡과 막걸리, 맥주, 전 등 다양한 음식을 보내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클래식하기 이를데 없는 케이크를 자르고 폭죽도 터트리고 파티의 분위기가 달아오릅니다. 내외빈 소개와 축하의 한말씀도 오가고 분위기가 흥겨운 가운데 이경희 선생님 혼자 마음을 졸이셨어요. 워크샵 사회를 보시기로 한 이인범 선생님이 늦어지셨거든요.



이인범 선생님이 오셔서 본격적인 하이라이트, 워크샵이 시작됐어요. 철암그리기의 의미,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서 격론이 벌어졌어요. 얘기가 길어질 것 같자 얼른 잘라주시는 이인범 선생님의 센스 덕에 파티가 마무리돼 2차로 자리를 옮겼어요.


바다식당. 식당 이름만 보고 팔딱팔딱 뛰는 회를 먹게 되나, 했다가 육개장을 먹게 된 아이러니. 개그콘서트 박성호 버전으로 “괜히 바다식당 왔어, 괜히 바다식당 왔어”라고 울부짖으려 했다가 육개장을 한입 맛본 사람들은 모두 한그릇의 육개장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너무 맛있었거든요. 김경원 선생님 두 그릇 드셨다고 이르진 않을께요. 한 그릇은 술안주로 드셨으니까요.



숙소는 동아모텔. 선생님들은 201호에 모여 파티에서 못다한 격한 토론을 이어가셨습니다. 토론이 무서워서 205호 이불 밑에 광어처럼 엎드려있었어요. 박미화 허윤희 고예진 선생님들과 수다를 떠는데 어머나 모텔 아줌마가 들이닥쳐 “2명 묵는 방에 7명이 웬말이냐”며 핏대를 올리셨어요. 박미화 선생님께서 다혈질 아줌마를 잘 달래보내셨어요. 마음이 풀린 아줌마가 이불 2채를 더 들고 오셨어요. 선생님, 한수 배웠습니다. 모텔 사진 없어서 허윤희 선생님을 깔깔거리게 한 모텔 휴지사진으로 대체.



다음날 아침. 8시에 일어난 205호의 여인들. 8시에 출발이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후다닥 단장을 마치고 나갔는데, 류광운 사장님이 그러시네요. 하여튼 여기 여성분들은 다 공주님이야. 늦었는데도 뛰는 법이 없이 우아해. 살면서 공주님 소리는 처음 들었어요. 류 사장님 감사해요.



진국설렁탕집에서 콩나물해장국을 먹으려다 콩나물이 급 떨어져 올갱이해장국을 먹고 저탄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비로소 시작된 철암 투어. 깃발만 없었지 영락없는 관광객 모드로 저탄장부터 함태광업소를 오갔어요. 열심히 손을 흔드는 그림자는 저와 고예진 선생님입니다.



마무리는 순두부집. 순두부를 시키면 비지찌개와 된장찌개까지 따라나오는 매직 순두부집에서 배불리 먹고, 전날 남은 떡까지 한봉지씩 받아들고 마치 맹인잔치 다녀가는 사람처럼 뿌듯한 100회 여행이 마무리됐어요.


아, 하나 더 있습니다. 올라오는 길, 이인범 선생님 조수석에 탔다가 선생님과 귀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시대가 걱정스러워 요즘 플라톤을 읽고 계시다는 선생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그래, 책을 읽어야지. 그림은 언제 그리나. 아 마감부터 해야겠습니다.

100회 함께 하신 모든 선생님들, 즐거웠습니다.

*할아텍 홈피는 사진 올리기가 너무 어려워요. ㅠㅠ
썼던 걸 홀랑 날린 후 다시 시도, 1박 2일이 걸렸네요.
좀 쉽게는 안될까요.
[인쇄하기] 2010-01-20 15: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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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정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대해 각 각 쓰시는 글 ! 좋은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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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축하드립니다. 순두부집에 그려준 벽화가 여기 실려있으니 반갑네요^^날이 따뜻해 지길 바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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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텍 쉽게 올릴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게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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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진예 선생님, 얼굴 못봐서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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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더욱 실감이 나네요.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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