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100회 철암그리기를 마치고 I
  

100회 철암 그리기를 마치고

2000년 10월20일 첫 번째 철암그리기 이후 이번 2010년 1월 16일 백번 째 철암그리기다. 햇수를 적고 보니 2000년과 2010년- 년도만으로도 훌쩍 십년을 건너뛰고있다. 류장복선생의 첫 번째 철암여행 일지를 읽어보니 청량리역에서 만나 17명이 함께 갔던 기록이 있다 건축팀의 주대관선생님이 철암을 안내하고 틈을 내 각각 작업을 한 후 저녁에 방에 모여 일일이 작품설명과 크리틱을 했던 기억이 어제처럼 손에 잡힌다.

서선생님이 이번여행에 함께 참가를 못해 조금 어깨가 무겁다. 전날 저녁 늦게까지 할아텍사이트를 다시 들여다보고 간단하게 우리의 행적을 소개할 만한 글을 몇 개 프린트해두고 초기 영상물들을 몇 개 챙겨놓다.

16일 아홉시에 소머리국밥 갤러리에서 김효원, 류민구, 류광운, 박시영, 박미화, 정일영, 갤러리비콘 대표분 과 장승현, 현용호, 이경희 그리고 특별히 영상기록을 부탁한 고예진이 만나 철암으로 향하다. 매달 보는 풍경이 언제나 새로운 얼굴로 다가오는 건 자연의 폭이고 생명일께다. 이렇게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이 긴시간 우리를 이끈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다. 가는 길에 오늘 만나기로 한 철암의 윤영희님께 전화를 걸었으나 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지난 달에 지적장애우분들의 그림전시를 함께 해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분들이 미술치료를 받는 곳을 방문하여 어떤 방법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의논해보기위해서다 . 거의 철암에 도착해서야 전화가 연결이 되었는데 어제밤에 남편분의 상을 당했다고 하신다. 그런 와중에도 할아텍 모임을 위해 떡을 철암과 태백의 문화원에 보냈다고 하시는데 막막한 마음이 들어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철암역에 도착하여 새로 부임한 철암역장님을 만나려고 하였으나 출근하지 않으셔서 갤러리의 작품만 확인해보고 한응전선생의 작업실로 향했다. 한달 사이에 또 많은 작업이 진행되있었다. 커다란 화판을 어께에 매고 추운 겨울 하얗게 눈덮인 태백산을 올라 그림을 그리고 내려오던 키가 크고 눈이 큰 한응전선생님이 이렇게 다시 철암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참 마음이 푸근하고 좋다. 큐브팀이 미리들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이경은, 김남표님이 박영택선생님과 함께오고 철암의 김동현님 그리고 김동언님이 부인과 함께 오셨다. 세시부터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행사를 준비하기위해 네시 경에 태백문화원으로 향했다. 문화원 이층에서 문화원장님이 기다리고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문화원 이층을 전면 보수하여 갤러리로 꾸미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그간의 작업에 대한 영상물들을 보면서 다섯시 반 부터 있는 행사를 준비하는 중에 워크샵을 이끌기로 한 이인범선생님에게 한 두시간 늦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다. 전에 심포지엄을 함께 진행했던 배일환계장님, 태백석탄 박물관의 정연순님, 태백의 사진 작가 김재영님, 이건우님, 위청준 축제사무국장님, 관광대학의 김권식교수님, 황창열 원장님 등 많은 태백 분들이 오셨다. 이태량님도 친구와 함께오고 양구에서 최종부님 그리고 이이정은, 이혜인도 오랜만에 왔다, 백회를 기념하기위해 혼자서 먼 길을 달려온 마음들이 소중하고 고마웠다. 큐브팀의 플로리스트로 활동하시는 김은수님이 꽃을 미리 준비해와서 테이블마다 꽃장식을 해주었다. 배일환계장님이 부침과 막걸리를 가져오시고 김동현님과 한응전님이 준비한 2단 케익과 샴페인그리고 많은 분들이 음식을 준비해오셔서 생각보다 훨씬 푸짐한 파티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허나 이인범 선생님이 도착하기 전까지 땜빵사회를 보아야했다. 미리 준비해 가지고간 일회부터 10회 까지의 백서를 소개하고, 지난밤 기회가 있으면 같이 보려고 프린트해간 글을 읽었다. 류장복선생님의 일차 철암그리기 여행일지와 서용선선생님이 제자에게 왜 철암그리기인가를 설명한 글이었다. 내가 무얼 설명하기 보다 있었던 일에 대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스크랩 같은 것이 되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백회 때 까지 태백에서 여러가지 방향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권영환문화원장님, 배일환계장님, 정연순님, 이건우님, 김동언님을 모셔서 이야기를 들었다. 할아텍과 태백의 관계, 할아텍의 활동, 그리고 앞으로 방향 등에 대한 말씀들을 들었는데, 할아텍 활동에 대해선 작가들이 연고없는 태백에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하는 처음의 의아한 마음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참 순수하게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말씀들과 태백의 문화적 가치를 높여달라는 부탁 말씀이 있었다. 함께 동행한 갤러리 소머리국밥의 박시영 큐레이터가 자세한 내용을 정리한 글을 곧 올려줄 것으로 본다.
그리고 구와우의 김남표사장과 황창열원장, 강원관광대학의 김권식교수가 주축이 되어 만든 태백문화포럼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들었다. 이렇게 자체적 문화포럼 활동이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할아텍활동의 하나의 중요한 가시적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인범선생님이 도착하여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오전의 일정을 마치고 태백까지 달려와 도착하자마자 세미나를 시작한 이인범선생님에게 다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철암그리기 작업에 대한 할아텍의 활동 속에 있었던 작가들과 철암지역사회분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지역사회의 시정국에서 예산을 배정한다던가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지속되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버려지지 않은 자연을 어떻게 예술이 개입되어 지켜낼 것인가 혹은 치유 해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다.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정연순님이 의견을 주셨다. 할아텍작가들이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생각을 하고 가깝게 가고 싶지만 잘끼어주지 않아서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위트섞인 말씀과 시에서 재정적인 지원이나 호응은 아직 전무한 상태라고 하며 지금은 도시디자인이라는 이름아래 예술문화가 행정까지 침범하고 있는데 할아텍은 법인도 만들지 않은 상태로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과 함께 지역단체와 지방자치단체와 힘을 모으고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얘기해주었다. 또 함태광업소를 전시공간으로 쓰는 문제에 대해서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구체적인 공간사용과 지원을 받는 문제에 대해서도 김남표대표와 정연순님이 약간은 상반된 의견을 제기해주었다. 결론적으로 정연순님은 할아텍이 힘을 갖고 일을 하기위해서는 법인화와 지역단체와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인범선생님이 할아텍이 정치적인 힘과 결합되는 것이 과연 꼭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였고 정일영작가는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정치적으로 결탁되는 것은 회의적이지 않은 가하는 의견을 제기하였다. 황창열원장이 이미 작가들이 십년동안 한 작업이 이미 축척이 된 것이고 함태광업소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이미 그힘이 축척되어 이루어 진 것이라고 하였다.

이인범선생님이 5월에 있을 철암그리기백회전시를 십년 할아텍활동의 큰틀에서 얼개를 잡기위해 백회전시는 하나의 차별화된 전시가 되어 의미부여가 되어야 한다고 하며 백회의 전시의 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경희작가는 할아텍작가들의 활동이 너무 나이브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십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그림그리고 전시만 한 것은 아니라 문예진흥 기금 등을 받아 심포지움 등을 열기도하고 구조적인 문제도 많이 함께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 십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들이 이미 철암과 태백지역에 있다는 것을 지역 사회분들이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사회에서는 지방자치 이후 미술관을 짓는다고 하면 하드웨어가 갖추어지고 소프트웨어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지만 이 지역엔 이미 단단한 소프트웨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주셨으면 좋겠다. 백회전시는 지난달에도 함께 모여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번에 함께 오픈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담론을 이끌어내어 접근해가면 좋겠다. 몇 달전부터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좋은 에너지를 할아텍에 주고 있는 큐브팀의 안기천대표님이 얘기를 좀해주시면 좋겠다고 하였다. 안기천대표는 태백지역이 가지고 있는 강한 리얼리티의 힘을 이용하여 사진으로 잠재된 에너지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진행을 하고 싶고 젊은 힘이 대안으로 작용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고. 정일영작가가 할아텍도 나이별로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세대교체가 되고 있고 연령별로도 다양하게 참여가 되고 있다 . 발전적인 대안을 많이 얘기해주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배일환계장님은 태백시의 공무원으로 십년간의 할아텍활동이 지역주민들에게 충분한 자극을 주었는가? 백회기념전이 왜 철암이 아니라 함태인가 - 아, 이것이 변화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고 했다. 할아텍이 처음 철암에 왔을 때 담당 문화계장이었는데 문화자원을 지키는 부분에 대해 건축팀의 주대관소장이라든가 할아텍이 역할을 해주길 바랐는데 십년이 지나서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를하며 할아텍은 자신의 영역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이해가 맛물리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토로하였다.

시간이 흘러 마무리를 할 시간이 되었다. 이인범선생님이 오늘의 회의가 백회전시를 구체화시키는데 밑자리로 쓰였으면 좋겠고, 일반인이 예술을 모르듯이 예술가도 예술을 모른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그 영역에 모종의 가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어느 중앙지에서 할아텍을 하늘이 철암을 위해서 내린 사람들이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할아텍의 존재가 철암에 행운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요즘 디자인으로 다시 도시를 디자인 한다고 하며 도시를 망치고 있는 행태를 볼 때 할아텍 같이 아주 근본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 십년을 드나들며 작업을 한다는 것은 바로 삶과 통합을 실현해 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바쁜 일정에도 본인이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철암그리기 백회세미나에 왔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마무리를 하였다.

아주 뜨거운 분위기로 모두들 열심히 참여하여 나눈 얘기들이라 글은 두서가 없어도 가능하면 자세히 내용을 적어본다. 작가들은 물론이지만 토론에 참여해주신 철암과 태백지역 분들도 할아텍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모두들 토론의 열기에 상기된 얼굴로 장소를 정리하고 뒤풀이 음식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인쇄하기] 2010-01-18 23: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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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 선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100차 되신거 다시한번 더 축하드려요 ^^ 오랜시간을 다시 되짚어보게 합니다. 많은 분들이 가셔서 더욱 즐거운 행사가 되어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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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에구에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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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김효원선생님 같이 가서 반가웠구요, 김은수님 준비해주신 꽃이 회의장을 밝게 했었습니다. 이름을 수정해서 다시썼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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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수 할아텍 철암그리기 100회 모임에 참석하게되어 기뻤습니다. 저는 꽃을 준비했던 김은수이구요, 시간이 넉넉치않아 거칠게 작업한 티가 역력하지만 정성으로 보아주세요~~ 선생님의 여러가지 행사 준비와 정감있는 진행에 감사드리고, 할아텍의 힘찬 행보에 응원의 박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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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선생님~그날 고생하셨어요! 꼼꼼한 후기 감사해요. 선생님 후기 컨닝할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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