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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원
  96회 태백 프로젝트 동행기
  

이번 태백, 청주 프로젝트는 한편의 로드 무비였습니다.
같이 못 가신 분들이 몹시 안타까우시라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막 시작된 가을의 정취와 맛있는 음식, 즐거운 수다, 고급스러운 숙소가 어우러진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19일 오전 8시 20분. 양수역에 내려 선생님들의 차에 올랐습니다. 서용선, 이경희 선생님과 진예씨, 저 이렇게 조촐한 멤버였어요.
얼마전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친 서 선생님께 축하 말씀을 드리자 “오늘 하루 먹을 건 내가 쏜다!”고 골든벨을 울리셨답니다. 아싸! 감사한 마음을 담아 프로필 사진 찰칵.



일찍 출발한 탓에 11시 40분쯤 태백에 도착, 점심은 ‘너와집’에서 한정식으로 근사하게 먹었어요. 두 선생님들은 너와집 정식을, 저희들은 산채비빔밥을 주문했는데 하필 산채비빔밥이 더 근사한거에요. 정식에는 달랑 공기밥만 나왔거든요. 눈치 없이 유기에 담겨나온 비빔밥을 쓱쓱 비벼 싹싹 먹었는데, 다 먹었을 때쯤 서 선생님의 한마디. “처음에 음식 나왔을때 아주 서운했다.” 이 선생님 한마디. “다음에는 정식 시키지 말아야지.”
선생님들, 눈치 없는 저희를 용서하세요.



자리를 옮겨 구와우로 갔어요. 구와우는 가을이 한창이었어요. 해바라기꽃은 다 떨어졌고 코스모스와 개망초가 활짝 피었어요. 김남표 사장님은 뽀글뽀글 머리를 볶으셨더군요. 가을에는 생머리보다 퍼머머리가 보기 좋잖아요.



갤러리에 전시됐던 작품 중 몇 점을 자동차에 실었어요. 철암역 갤러리에 전시하기 위해 선별한 작품은 역장님의 주문(?)대로 ‘화려한 색상’들이 낙점. 철암역 갤러리에 걸어두니 화사한 멋이 났습니다. 작품 설치는 서 선생님이 도맡아서 하셨어요. 선생님 다음엔 힘쎈 친구들 섭외할께요.



꼬마 화가들의 작품도 철암역 갤러리로 옮겨졌는데 그 현장에 아이들이 함께 했어요. 서 선생님이 “너희들 작품이 구와우에 걸려있을 때와 철암역에 걸려있을 때 어떻게 다른지 잘 봐라.” 하셨건만 아이들은 “똑같아요”라고 대답해 선생님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그림은 왜 그릴까, 그림을 보면 왜 즐거울까, 그림은 사람에게 무엇을 줄까 등등 서 선생님은 이날 꼬마 화가들에게 심도 깊은 강의를 펼치셨어요.



철암역을 뒤로 하고 청주로 향했어요.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가하는 선생님들께서 작품을 설치하러 가셔야 했거든요.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에서 서 선생님께서 떡볶이와 라면을 사주셨어요. 오늘 하루 무한 먹거리를 책임져주신 서 선생님, 감사합니다.



청주까지 세시간쯤 걸렸나봐요. 이 선생님의 휴대폰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산이며 들이며 모두 가을빛이었어요. 아직 초록잎이지만 여름의 초록과는 다른 빛깔. 서 선생님께서 “산을 보는 재미에 태백에 간다”고 하신 말씀, 조금 이해가 됐어요.



숙소 앞 식당에 도착, 먼저 한잔 하고 계시던 류광운, 선생님, 최석호 선생님, 요시오 니타 작가와 합류했어요. 니타 작가가 낮에 작업하다 얼굴에 상처를 입으셨대요. 붕대를 붙인 모습에 마음이 안좋았는데 니타 작가는 천진하게 웃으며 ‘괜찮다’를 연발. 마음은 안좋았지만 손은 비빔막국수와 파전으로 자꾸.
저는 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이신 이인범 교수님과 인터뷰를 했고, 선생님들은 한 잔 더 하시고 숙소로 향했어요. 일년 넘게 토,일요일도 없이 하루 세네시간만 자면서 서울과 청주를 오갔다는 이 교수님의 수척한 모습이 안타까워 인터뷰를 일찍 마쳤어요. 일하느라 힘든 건 다 괜찮다는 이 교수님의 모습에서 시대를 고민하는 지성인의 모습을 봤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갔는데, 와 숙소가 너무 좋은거에요. 별이 4개! 명암파크관광호텔. 하버드 기숙사처럼 생긴 외관(하버드 한번도 안가봄. 김준현씨가 보고 확인해주세요.), 친절한 프런트 직원들, 깔끔한 이부자리! 게다가 2인1실! 지난달에 예쁜민박에서 고생했다고 천지신명님이 내리신 선물 같았어요.



다음날 아침, 6시20분에 기상. 류 사장님이 미리 예약해놓은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갔죠. 식당에 들어서니 벌써 반찬이 쫙 깔려있어요. 평소에는 아침 잘 안먹으면서 집만 떠나면 아침에 집착하는 저, 이건 무슨 병일까요. 묵밥에 호박전, 계란말이를 마구 먹고있는데 주인 아주머니의 한마디. “건설일 하시는 분들 인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새벽에 함바집에서 밥 먹는 건설 노동자로 오인당할 뻔.



아침 든든히 먹고 선생님들은 본격적인 설치 작업에 돌입하셨습니다. 이 선생님과 저는 잠시 산책. 상당산성과 호수가 멋스러운 이곳은 무슨 드라마 촬영지였대요.



최석호 선생님의 작품을 감상하시는 이 선생님. 파리지앵 같이 분위기 만점이시죠?



서 선생님은 커다란 조각을 설치하셨는데 크레인 같은 장비가 왔어요. 장비 하루 대여료가 50만원이래요. 너무 비싸요. 곗돈 타면 크레인 사야할까봐요.



작업하시는 선생님들을 뒤로하고 10시반쯤 서울로 향했어요.
진예씨와 저 둘다 서둘러 올라와야 했거든요. 선생님들! 작업 마치시는 거 못보고 올라와서 죄송했어요.
시작은 근사했으나 뒤는 엉성하게 마무리한 로드 무비. 감독이 초짜라서 그래요. 다음엔 더 잘 찍어볼께요.
[인쇄하기] 2009-09-24 14: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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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 별 네개 명암호텔보다 하나 더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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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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