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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원
  95회 태백그리기 동행기
  

광복절날, 남들은 마지막 휴가를 불태우겠다며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던 바로 그날, 휴가 인파의 러시아워를 걱정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태백그리기 참가자들이었습니다.

"차가 막힐 것 같으니 일찍 서둘러주세요"한 진예 선생님의 당부가 무색하게 각양각색의 사정으로 갤러리소머리국밥을 출발한 시간은 오전 10시. 김태옥,박미화,정채희 선생님이 한차, 진예,현용호,김준현 선생님,제가 한차를 탔습니다.

이날 처음 봰 김준현 선생님은 서용선 선생님 대학제자인데 하버드 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분이라고 해요. 하버드라는 세글자로 좌중을 압도한 김준현 선생님은 관상을 볼줄 안다고 해서 여성들의 호기심을 홀랑 사로잡았죠.
태백 가는 길이 짧았어요. 관상으로 시작된 이야기 보따리가 연애 문제로 옮겨갔거든요.

무쇠보리밥집에서 하루 먼저 태백에 오신 서용선 선생님, 류민구 사장님, 류광운 사장님 일행, 기차를 타고온 최유정 선생님과 합류. 푸짐한 곤드레밥에 각종 나물과 조기로 든든하게 점심을 먹었어요. 밥상머리에서 소장파들은 곤드레나물의 곤드레가 곤드레만드레와 무슨 관계냐를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으나, 별 소득은 없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예쁜 민박'집에 도착하니 오후 2시30분쯤. 예쁜 민박집은 상호와 내용이 엇박자를 이루는 곳이었어요. 쾨쾨한 냄새, 전망을 가린 방 구조, 목소리 큰 주인 내외 등등. '미운 민박'으로 급 개명. 숙소를 옮길까 말까 승강이 끝에 방을 바꿔 묵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바로 워크숍이 시작됐습니다.



워크숍의 주제는 환경과 예술.
하버드대에서 조경을 전공한 김준현 선생님이 학교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주제인 '인도 뭄바이와 브라질 상파울로 슬럼지역의 도시조경에 관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댐을 만들어 물놀이장으로 고친다, 하수 정화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바꾼다, 부두를 만들어 문화적 시설을 들인다, 작은 공원을 여러개 연결한다 등등 다채로운 안들이 제안됐습니다. 환경과 심미적인 것의 절충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 박미화 선생님께서 환경과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 을 추천해주셨고, 김태옥 선생님께서 제레미 리프킨이 쓴 책 '엔트로피'를 토대로 "질서는 반드시 무질서로 바뀐다"는 엔트로피법칙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지구의 에너지 역시 한정돼있는 만큼 낭비하지 말고 느린 속도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셨어요.
서용선 선생님께서는 "트라이앵글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런 자리를 빌어 지식을 공유하고 각자 작품에 연관지어 환경예술을 더듬어볼 수 있게 한 자리였다"고 정리하셨어요.





5시쯤, 워크숍이 끝난뒤 구와우로 이동했습니다.
해바라기 축제가 한창인 구와우는 입구부터 자동차들로 도로가 막힐 지경이었어요. 자동차, 사람, 해바라기를 구경하며 '구와우 정기전시회'의 오프닝을 기다렸습니다.






구와우 고원자생식물원 김남표 대표는 올해 해바라기축제가 대박을 쳤다며 상기된 얼굴이었어요. 이날 관람객이 3천명이 넘었다니 흥분하실만도 하지요.





설치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작품이 몇 개 있어서 오프닝이 조금 늦어졌어요. 현용호 선생님과 진예 선생님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오프닝을 기다리는 와중에 평상에 앉아있는 최유정, 정채희, 박미화 선생님의 모습이 소녀처럼 예뻐서 한컷.





해바라기축제가 열리는 곳이니 만큼 해바라기를 구경했는데요, 커다란 해바라기가 어찌나 사진발이 안받던지요. 역시 얼굴 크면 사람이나 꽃이나 사진발 안받습니다. 그래서 대신 해바라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그나마 보기가 좋아졌습니다.





커다란 쇼핑백을 하나씩 든 이분들은 철암역 갤러리에 걸었던 작품을 철수하러 온 젊은작가 정은주, 이현진님입니다. 일정 때문에 작품을 빼지 못하고 빈 쇼핑백만 들고 돌아갔네요. 마치 해바라기 축제장에서 기념품을 잔뜩 산거같죠?





드디어 오프닝입니다.
오디막걸리와 달달한 포도주로 건배하며 자축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에 참가하신 모든 선생님들, 축하드려요!





작품을 출품한 꼬마 작가들도 당당히 포즈를 취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작품을 보고 이런저런 질문도 하며 재잘거리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오프닝 파티 도중, 정채희 선생님의 모자를 쓴 최유정 선생님 인물컷 한장 찰칵. 외국 영화배우처럼 고혹적인 모습이죠? 자꾸 반하려고해요.





저녁은 하늘갈비에서 한상 떡벌어지게 먹었어요.
하늘갈비 사장님이 쏘셨나봐요.
하늘갈비 사장님 만세.





숙소로 돌아와서는 간단한 다과회가 있었어요.
구와우 전시 시점에 대한 논의와 구와우갤러리 대표와의 소통의 문제, 지역 활동의 어려움에 대한 심적 대처법 등등 다양한 얘기들을 나누며 밤이 깊어갔습니다.
이 시간의 하이라이트는 서용선 선생님의 해외 이색 모텔 투숙담이었습니다. 바퀴벌레 때문에 밥그릇을 들고 밥을 먹기도 하고, 미친개와 눈싸움을 하기도 하고, 묘령의 여인과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야했던 일 등 눈물겹게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배운 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센스.
정채희 선생님께서 낮에 워크숍에서 배운 에너지절약을 몸소 실천하고 계십니다. 이름하여 이불 소파. 이불 몇채와 베개만 있으면 소파로 쓸 수 있다지요.





다음날 아침, 8시쯤 느즈막히 일어나 마당으로 나가보니
부지런한 서용선 선생님은 벌써 그림 하나를 완성해가고 계셨어요. 6시에 일어나셨대요. 스케치북을 가져갔으나 선 하나 그어보지 않은 저는 아쉬운 마음을 태백 돌멩이 하나 집어오는 걸로 달랬습니다. 돌멩이에서 총각이 나와서 그림을 쓱쓱 그려놓고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조선민화박물관에 들렀어요.
서민적인 정서와 친근함 등이 물씬 묻어나는 민화를 봤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그림은 '바리공주'. 광대뼈 나오고 다소 못생긴 얼굴이 공주라는 사실에 마치 제가 공주가 된듯 몹시 기뻤습니다. 서용선 선생님은 그 그림의 선이 매우 흥미로왔다고 하셨어요.




잉어가 용으로 변하듯이 입신출세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어변성룡도는 두분의 선생님께서 예의주시하셨습니다. 정채희 선생님과 김준현 선생님. 두분이 이 그림에 주목하신 이유는?
다음달 태백그리기때 여쭤봐야겠습니다.





영월 김삿갓기념관 맞은편 너럭바위가든에서 점심을 배불리 먹고 박미화 선생님이 사준 옥수수를 뜯어먹으면서 올라오는 길에 찍은 베스트컷입니다.
김준현 선생님이 몸소 보여준 '에로틱하게 옥수수 먹는 법'입니다. 하버드 졸업생이 알려준 거니까 배워두면 아마도 국제적으로 써먹을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은 모델의 요청에 의해 순화된 사진으로 교체했습니다. ^^)


선생님들과 태백에 다녀온 게 이번이 겨우 두번째지만
늘 너무 많은 것을 배우게 돼요.
선생님들의 좋은 향기가 제게도 스며드는 기분.
9월에 또 뵙겠습니다.
[인쇄하기] 2009-08-17 16: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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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엽 글이 현장감이 있어서 다녀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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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김태옥선생님, 칭찬 감사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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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준현선생님, 그 사진도 괜찮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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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옥 역시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글솜씨도 맛갈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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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사진이 교체되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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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진예선생님, 더운데 고생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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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예 너무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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