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예
  철암벽화작업 기록 (20071103-05)
  

11월 2일

오후 4시 반에 인천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밤 10시 넘어 태백터미널에 도착하다. 오늘은 다음날 작업을 위해 혼자 태백역에 도착하여 절골 수목원에서 하루를 묵다. 작업을 위한 시를 쓰려고 안간힘을 쓰다. 혼자 방안을 뒹굴거리며 내일 아침 일찍 온다던 유광운 사장님과의 약속을 하고 밤 11시경 잠이 들다.


11월 3일

아침 9시가 되어 유광운 사장님께 전화를 드리니 받질 않는다. 아직 수목원에 도착하지 않아 마음이 초조해진다. 더 늦으면 어제 일찍 와서 하루 묵은 보람이 없는데... 생각하며 어젯 밤 쓰지 못한 시를 생각한다. 아무생각도 나질 않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역시 쉬운게 아니었어... 다시 유광운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통화가 되고 택시를 불러 태백터미널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20번 통리 철암행 버스를 타고 철암으로 출발. 출발할 즈음 서용선선생님과 통화. 초대장을 철암역무과장에서 5부 전해드리기로 하다. 날이 상쾌하여 다행이다. 오늘은 내일 벽화작업오프닝에 맞춰 크리스와 마리 선생님 작업을 다 끝마쳐야 한다. 뒷늦게 시작한 막바지 작업때문에 불안하지만 내일까지는 끝낼수있으리라 생각하며 가서 해야 할일을 점검하다. 철암역에 도착하여 골뱅이 피씨방에 들러 초대장을 받아 철암역무원에게 역무과장에게 전해주라는 말을 전하고, 나머지 초대장40 여장과 3인전 몸 전시회 팜플렛을 철암역 창고에 보관하다.
지난 번에 드로잉하고 간 철판에 목탄 자국이 희미하다. 선명하게 드로잉을 마무리지으니 오후 12시가 조금 넘어 서용선, 정일영, 차인국이 도착하다. 신토불이에 점심을 먹을 무렵 류장복선생님이 도착하여 함께 점심을 들다. 오늘은 청국장과 수제비. 식사를 마치고 라인색상으로 고민하다가 서용선선생님과 크리스의 제안도안을 분석한 후 색상라인을 정하여 슈미케 유화물감과 린시드와 테레핀을 섞은 기름통을 들고 채색을 시작. 라인을 다 그릴 무렵 해가 어두워 진다. 예산이 부족하여 오늘은 신토불이에 점심에 식사종료를 하고 점심과 저녁을 서용선선생님이 사셨다. 저녁을 신토불이에서 동태찌개와 된장찌개로 마치고 구와우에서 자기로 결정하고 태화마트에서 귤과 맥주피트한 병과 과자 두봉지, 감을 사고 구와우에 도착하여 할갤러리에서 서선생님의 몸 3인전 작품을 감상하다. 선생님의 얼굴작품을 이번에 처음 보다. 얼굴을 밟다. 밟는 느낌이 좋다. 철암 벽화 작업 인터뷰를 한다하여 차인국과 작가들이 사무실에서 인터뷰 촬영을 하다. 서용선, 류광운, 정일영 선생님이 하시고 중이염에 걸린 이태량 선생님은 내일 인터뷰하는 것으로 . 중국 술을 마시고 다 함께 모여 차인국이 촬영한 철암벽화 작업에 대한 영상을 보고 그때를 회상함. 영화 타르코프스키의 '거울' 을 보다. 늘 불안한듯 하며 슬픔이 잠겨있는 영화. 감성은 슬픔이 기쁨 위에 있는걸까. 타르코프스키 처녀작도 혁명에 관한 영화였던가. 그의 역사와 정치성에 서선생님이 관심을 갖으시는것 같다. 시간이 11시 경이 되어 중반부로 치닫는 영화는 다음으로 기약하고 영화를 끝내고 선생님께 크리스 작업을 위해 쓴 시를 보여드리다. 그것으로 가자고 하신다. 선생님이 들어가시고 나는 김남표사장과 커피 두 잔을 마시고 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들어감.


11월 4일

아침 8시가 되어 늦잠에서 일어나니 오늘도 제대로 씻지 못하겠구나란 생각이 스친다. 대충 씻고 밖으로 나와 엔야의 음악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으니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밖에선 서용선선생님이 그림 그리러 가셨다는 얘기도 들리고 차인국은 캠으로 먼 곳을 촬영하며 타르코프스키 식이라며 내게 보여준다. 이태량 선생님은 일찍 작업을 위해 철암으로 가셨다고 한다. 나도 일찍 가야하는데.. 서선생님이 보이고 나도 은근히 유광운 사장님을 제촉해본다. 서선생님은 망생이앞에 서계시며 망생이를 포토갤러리 뒷편으로 옮기는 작업을 십분이면 끝난다고 하고 가자고 하셔서 부지런히 그동안 만들어두기만 했던 망생이들을 옮기는 작업을 하고 나서 아침 식사는 안한다는 김남표사장을 남겨두고 철암으로 이동하니 이경희 선생님이 혼자 도착하셨다. 작업을 위해 새벽에 출발하신듯 하다. 선생님은 샌드위치를 먹어 식사를 안하시겠다고 하며 커피한잔을 드시고 나머지 일행은 신토불이 아주머니가 끓여준 콩나물국에 밥말아먹는것으로 작업을 시작하다. 서용선선생님이 내년 시월경에 있을 일본작가와의 전시에 관해 잠깐 언급하시고 뉴시스에서 온 이태용 기자분과 태백문화원장에 관한 이야기와 다른 태백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가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 오늘은 작업이 많이 늦어진다. 이경희 선생님은 설치작품 색을 밝은 연두색으로 칠해볼까를 고민하시다. 나는 라인채색을 마치고 유광운 사장님이 텍스트를 쓸 수 있는 원을 그려주었다. 고민하며 쓰던 시를 드디어 철판에 쓰기 시작하다. 그동안 이태란 언니가 도착하여 마리 작업의 텍스트 쓰는 것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정일영 선생님은 작품 주변을 다시 한번 철솔로 쓸어 먼지를 제거하였다. 나는 목탄으로 먼저 텍스트를 쓰고 검은유화로 위에 덧쓰다. 그냥 써도 될 것을 철자가 가끔씩 틀려 불안하다. 텍스트를 다 쓰고 나서 원의 바탕칠이 시작되었다. 그 동안 서선생님은 주민들에게서 얻어온 오브제를 하나 둘씩 붙이고, 나는 검은숯과 연탄재들을 부수어 오공본드와 섞어 바탕에 부착하다. 서용선선생님은 석탄에 오공본드와 물을 섞어 두꺼운 붓으로 쓱쓱 칠하시다. 중간에 장현수씨가 짜장면과 짬뽕을 시켜주어서 류장복선생님과 이대생들을 포함해 열다섯명이나 되는 일행들이 길거리에 앉아서 맛있게 새참을 먹었다. 태백 KBS에서는 촬영을 하였고 서용선선생님은 짜장면을 들고 작품앞에 서서 인터뷰를 하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짜장면 뿔어요~ . 다섯번째인 풀오브제는 길가에 듬성 자란 풀들을 조금씩 손으로 뜯어 붙이다가 내일 구와우에 가서 풀과 꽃을 가져오는것으로 하고 크리스작업을 마무리할 무렵이 되니 다시 어둑해지고 일행들은 짐 정리 하느라 바빠졌다. 저녁식사는 마리작업의 텍스트를 쓰는 이태란 언니와 동네주민들과의 이야기가 오가다 우연히 철암 주민 한분이 된장찌개 집을 하신다며 우리를 초대해주셔서 저녁에 구와우로 가기로 한 약속은 취소하고 그 집으로 향하다. 낮부터 내내 우리를 촬영하던 태백 KBS 촬영팀이 그 곳에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 남은 오프닝을 위한 마지막 저녁을 건배를 하며 식사를 했다. 그 곳 곰치절임이 무척 인상적이다. 또한 꿀술또한 맛있었다 동네주민들과 우리를 초대해 주신 분들과의 대화가 시작되고 예전 탄광이 번성하던 시절의 춤바람을 비롯해 다양한 얘기를 하신다. 얘기를 듣다가 일행은 일어나 인사를 하고 오늘은 수목원에서 짐을 풀기로 결정하고 그리고 향하다.
수목원은 오래된 모텔이어서 그런지 오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편안한 곳이다. 이경희선생님과 이태란 선생님은 부랴부랴 씻고 개운하다며 좋아하신다.

서용선선생님이 계신 방으로 가서 간담회를 시작하다. 기록은 할아텍 노트북으로 진예가 맡았고 한 분씩 차례로 돌아가며 그간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다. 부족했고 아쉬웠고 힘들었던 이야기들과 즐거웠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흩어져 나온다. 모두 술은 마실생각도 안하고 부지런히 이야기들이 오가다보니 1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다.


11월 5일 오프닝


모처럼 잠을 편히 잔듯하다. 일어나보니 8시가량 되었을까. 오늘은 오프닝이라 일찍 준비하고 일어나야하는데 다시 늑장이다. 모두 막바지 작업으로 피곤하신 듯 하다. 유광운, 이태량 선생님은 먼저 철암으로 이동하셨고 9시가 되어 이경희 선생님과 내가 먼저 황태해장국집으로 이동하고 뒤이어 일행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정일영선생님이 밥값을 내셨다. 이경희 선생님과 나는 구와우로 이동하여 작업할 풀과 꽃들을 한 바구니 따며 이경희 선생님 작품뒤로 새로 난 길을 둘러보다. 이경희 선생님 작품이 환하게 보인다. 지난 번 보다. 훨씬 작품이 살아나서 좋다. 길도 새로 나서 우리는 신이 나서 걸었다. 다양한 이름모를 꽃들과 풀이 많은지 그제야 알다. 이제 우아하게 한 풀 꺽인 해바라기 줄기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당에 나온 김남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11시 반가량이 되어 철암으로 이동하다. 철암역은 창고 청소를 하느라 바쁘다. 그 주변을 청소하고 행사준비를 해야한다. 벌써 부터 주민들이 기웃거리고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취재가 나오고 사진찍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점심은 신토불이에서 수제비와 된장찌개를 시켰다. 12분이 참석했고 김정락 선생님이 사회를 보게 되었다. 오후 2시가 되어가는데 수제비가 나오지 않아 모두 한참을 기다리게 되어 부랴부랴 먹고 모두 서둘러 작업을 시작하다. 나는 구와우에서 가져온 풀과 꽃 오브제를 붙이고 이태량, 정일영 선생님은 이영미씨 작품 주위에 바탕칠을 하였다. 이경희선생님은 크리스작품에 꽃그림을 그리고 꽃을 붙였다. 이영미씨는 자신의 작품 주변벽에 텍스트를 넣으신다. 중간에 서용선선생님과 이태란, 차인국은 근처 경로당에 가서 인터뷰를 하였다고 하셨다. 크리스작품에 붙일 주민오브제를 얻기 위해 주변 가게들에 들러 물건을 얻어와 이은정씨 도움으로 붙이다. 몇년 전 수해로 줄만한 물건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아직도 그때의 상처가 크신 듯 하다.

이제 사람들은 조금 더 몰려들고 오후 3시 반가량이 되자, 식이 시작되었다. 서용선선생님은 마이크를 들고 태백시장과 그 주변분들과 이야기를 전하시느라 기자들과 인터뷰하시느라 정신없이 바쁘시다. 음식은 신토불이에서 부침개를 붙이고 돼지주물럭 두접시는 아저씨가 제공해주셨다. 금별님은 빼빼로 한박스와 차를 준비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기억의 벽 2의 건물 아주머니도 음식을 장만해오시고 태백공동체에서 예상치 않던 화환를 가져와서 무척 기뻤다. 진예 선생님 주시는 것으로 가져오신 거라고 ^^ .. 류태호씨도 뵈었고 김정락 선생님의 사회로 작가소개와 작품소개 기증식이 있었다. 철암주민들도 속속 보이고 경북식당에 음식을 갖다드린다고해서 오브제를 준 아주머니에게 떡과 편육을 보냈다. 오후 5시에 있을 3인전 몸 전시회 준비를 위해 이태란, 이혜인과 할 갤러리로 이동하다. 구와우 할 갤러리에서는 오원배, 서용선, 허윤희 전 오프닝이 시작된다. 배석빈, 장성아 선생님이 서울에서 도착하고 몇 분이 더 도착하다. 태백시장과 20여명 정도 되었을 많은 사람들이 왔고 할 갤러리에 그렇게 많이 모인것은 처음 보았다.

작가들의 소개시간이 지난 후 사람들은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붉게 지는 노을을 보며 한 동안 감탄에 젖다가 타오르는 장작에 몸을 데우며 담소를 나눈다. 저녁 6시 가량이 되었을까. 김정락 선생님이 먼저 서울로 떠나시고, 나머지 일행은 태백시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모두 태백에 있는 희진이네로 향하다. 오랜만에 한우 불고기가 푸짐하게 차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저녁 7시 15분이 되어 이경희, 진예, 이태량, 차인국, 이태란,유광운 이 일어나 서울로 가고 정일영, 서용선, 장성아, 배석빈선생님 등 나머지분들은 내일 서울로 출발하신다고 한다. 전시회를 몇일 안남겨두고 밤샘작업을 한 이혜인과 강남역에서 헤어지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다.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무사히 오픈식까지 마쳤습니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인쇄하기] 2007-11-07 15: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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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별 고맙습니다 , 우리철암사람등이 해야할일을 모두떠넘긴것같아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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