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복
  2007.4.23 철암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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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화일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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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4.23 13:00 흥복사 앞에서, 합갱지에 목탄과 파스텔,
2007.4.23 13:21 흥복사 앞에서, 카드보드에 연필콘테,
2007.4.23 16:18 영월읍 덕우리 벚꽃, 합갱지에 목탄과 파스텔,
2007.4.23 16:38 덕우리에서, 카드보드에 목탄,
2007.4.23 17:59 옥동, 카드보드에 목탄,
2007.4.23 18:16 옥동, 합갱지에 목탄,


4.23 월요일. 응전과 구와우의 아침을 천천히 산책했다. 양지 바른 무덤가에 핀 진달래의 고운 자태가 정겨웠다. 철암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흥복사에 가보았다. 초입의 무덤가에도 진달래와 개나리가 활짝 피어 있었다. 먼데 산을 보았다. 철암에서 돌꾸지 언덕과 더불어 산이 겹겹으로 보이는 곳이다. 뙤약볕을 피해 그늘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길게 늘어진 한줄기 구름 아래 굽이굽이 산은 이어졌고 가까운 산등성의 덜미마다 보송보송 연록의 나무들이 피어올랐다. <13:00> 큰 구름은 작은 조각으로 바뀌어 한 구석에 박혔다. 파란 하늘이 크게 열렸다. <13:21> 조수석에서 낮잠을 즐기던 응전이 기척을 했다. 다시 이동했다. 석탄박물관에 들러 전시일정을 확인했다. 영월에 접어들어 얼마 가지 않아 왼편으로 눈부시게 하얀 벚꽃이 확 눈에 띄었다. 주변이 환했다. 수령이 30년은 족히 되어 보였다. 지나칠 수 없었다. 트렁크에서 화판을 꺼냈다. 무료했던지, 응전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해를 가린 채 황급히 목탄을 놀렸다. 얼마쯤 지났을까. 동네 사람인 듯한 난닝구 차림의 중늙은이가 까만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다 말고 되돌아와 한참동안 그림을 물끄러미 구경했다. 그림을 멈추고 중간에 허리를 폈다. 그와 눈길이 마주쳤다. 먼저 말을 걸었다. “아저씨, 여기가 어딘가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여기가 덕우리지 어디겠드래요.” “아! 네에~” 나도 모르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그림을 가리키며 주문했다. “여기에 불가마를 하나 넣드래요.” “불가마가 어디 있는데요?” “저기, 우리 집 마당에 있드래요.” “그건 저 쪽 길 건너잖아요.” “옮기면 되지, 화가 아니더래요?” “... ...” 알고 보니 이 일대가 기와생산으로 유명하다. <16:18> 응전은 무척 신중한 자세로 휴대폰 촬영을 계속했다. 방향을 바꾸어 다리 옆 벚나무를 그려나갔다. 다리 아래 시내가 흐르고 너머에 산이 높다. <16:38> 차를 몰아 큰 고개를 넘자 너른 들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옥동이다. 그 소나무도 보였다. 정차했다. 뾰족한 돌산을 배경으로 하얀 신작로가 밭 가장자리를 지나 소나무 옆을 달려 나갔다. <17:59> 합갱지를 꺼냈다. 키가 큰 소나무를 올려다보았다. 휴대폰을 손에 든 응전을 뒤로 한 채 두 다리를 최대한 벌려 화판 앞에 균형을 잡았다. 밑에서 위로, 다시 아래로, 옆으로, 뒤로, 앞으로 목탄을 움직여 소나무의 기운을 하얀 종이에 퍼뜨렸다. <18:16> 군청색의 하늘이 더욱 진해졌다. 어둑어둑하다. 응전에게 순순히 운전대를 넘겨주고 잠시 눈을 붙였다. 어느새 서울이었다. 2007.5.26 03:29 륮.
[인쇄하기] 2007-06-01 10: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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