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복
  2007.4.22 철암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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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일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금광골의 서늘한 기운에 아직 봄은 멀다. 건너편 산등성 어디에도 꽃피움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07:19> 이영미님의 솜씨를 빌어 여행지에서의 아침을 차분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음식은 역시 손맛이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골짜기를 빠져나왔다. 볕이 잘 드는 산에는 진달래가 어김없이 피었다. 유독 잘 눈에 띄었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불어 을씨년스럽기는 했지만 신토불이의 뒷산에 총알이라도 박힌 듯 진분홍의 진달래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12:10> 오른쪽을 돌아보았다. 철암로 뒤편과 철암역의 옹벽 사이로 멀리 전차동의 골짜기가 보였다. 가운데 하얀 벚꽃을 좇아 달궈진 손으로 목탄을 쥐고 격파자세로 빠르게 그렸다. <12:29> 철암역창갤러리에 그림을 교체했다. 어제 그린 2점을 포함해서 3점을 붙였다. 다같이 이동해 구와우 초입의 순두부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동동주와 더불어 하얀 순두부가 또 맛있다. 술 한 모금에 순두부 한 숟갈. 담백한 맛의 여운을 입안에 굴리며 대청마루 너머 산등성에 넌지시 눈길을 보냈다. 구와우에도 아스라이 봄의 빛깔이 뒤덮였다. 순두부 집을 내려와 인공 연못이 있는 안쪽 골짜기로 갔다. 겹겹의 능선이 먼 데 산에서부터 발아래까지 내려왔다. 갈라진 땅으로 물길이 만들어졌고 산책로가 지그재그로 이어졌다. 제법 큰 나무의 시커먼 가지 끝에 여린 연록의 이파리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15:43> 오른 편으로 능선을 보았다. 매끄러운 비탈의 촉감이 전해져 왔다. <15:55> 구와우 산책을 마친 일행의 일부는 동해를 경유하는 여정을 위해 떠났고 나머지는 서 선생님의 차편으로 상경 길에 올랐다.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김남표는 노동의 포만감에 젖어 한응전과 나를 번갈아 보며 돌배주의 개봉을 제안했다. 그는 일꾼 1명과 종일 800주의 두릅나무를 심었다. 잠시 망설였다. 그림을 한 장 더 그리면 심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구와우의 들판과 산등성에 덮인 봄의 빛깔은 중간색이다. 무언가를 향해 변화하는 생성의 색이다. 보들보들한 오일 파스텔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마른 풀의 흰 빛깔과 사철나무의 짙은 녹색과 돋아나는 잎의 연두빛과 아직 봄의 옷으로 갈아입지 못한 나무의 갈색이 뽀얗게 파란 하늘 아래 섞여 있었다. <18:16> 자세히 보니 희거나 노랗거나 진분홍의 꽃들이 선명하기도 하다. <18:36> 컨테이너 사무실에 난로가 지펴졌다. 구와우의 고요한 밤은 달달하면서도 시원한 돌배주의 향기로 채워져 갔다. 핑크 후로이드의 찢어지는 육성은 더 깊은 밤의 공기를 갈랐다. 육중한 그, 샹송 여가수의 넘실거리는 혓바닥이 밤새 귓전을 핥았다. 2007.5.24 21:23 륮.
[인쇄하기] 2007-05-25 10: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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