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 E-mail ]
  제1부...철암그곳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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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4월21일 청량리 출발
드문드문 진달래 무리들을 보면서 기차는 달리고 있다.
저 이쁜 것 들 좀 봐,, 창 쪽 자리를 권해 주었더니 차창으로 통해 들여오는
봄의 선물에 그녀는 황홀해 한다.
태백 팻말이 낯익은 청량리역에서 가장 작은 생수 두병을 사서
하나는 그녀에게 또 하나는 내가 챙겨 넣었다.
내가 그녀에게 철암 여행을 권했을 때 그녀의 대답은
“밥은 먹여 줄 꺼지요? 라고 물어왔다.
그 물음에 서울 토박이에다 미국에서 미술공부를 마친 그녀가
철암 역 앞에 신토불이 식당 밥을 그녀가 잘 먹어줄까?
생각하며 혹여 태백에 들르게 되면 태백 한우를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조금 넉넉한 여비를 챙겨 두었었다.
“실은 어제 밤 기차 여행할 생각에 들떠서 잠을 설쳤어요.
그래서 새벽 밥 지어 잔뜩 퍼먹고 왔어요,.라며 소녀처럼 웃는 그녀.
그 행복한 설레임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그녀의 눈으로 철암을 맞게 되면
어떤 마음이 될까? 나도 미리 궁금해 졌다.

이번 여행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철암이 어떤 곳 인지.... 내가 자랄 때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이야기를 해주고, 그녀의 아들이 첫 휴가를 다녀간 이야기를 듣다보니
통리역까지 참 빠르게 와버렸다.
통리역 앞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에서 통리, 백산을 어설프게 설명하는 사이 택시 기사양반이 그러신다.
철초 35기라고...... 반가움에 철초카페에서 얻어진 이름들을 주욱 나열해 들이밀어 본다.
현미, 을준이 미자 대범이 등등....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철암역으로 도착 해버렸다.
택시기사 이름도 묻질 못한채.......

철암역에서 반가운 얼굴들... 서 교수님 팀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녀를 소개 시키고 신토불이 식당에서 마주 앉았다.
가장 처음 온 그녀가 가장 말이 많다.
그런 그녀가 참 귀엽다.

식사 후 자유시간에 철암역 주변과 삼방동을 스케치 할 요량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그녀가 카메라에 담아야 할 몫이 많은지 자꾸 쳐져서 걷는다.

철암의 하늘은 손님을 모셔 온 내 마음을 읽었는지 참 푸르다.
시장 안 풍경은 문을 열어둔 가게들의 모습이 닫아둔 가게의 모습보다
더 안쓰럽고 기운 없어 보여 삼방동으로 발걸음을 재촉 하는데
그녀의 눈은 아직 그곳에 더 머물고 카메라로 스케치 하고 있다.
가만 가만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삼방동 다리위에서 저탄장의 녹색 비닐이
많이 벗겨지고 분주하게 오가는 트럭들의 모습을 오래 지켜보고 서 있었다.
그 모습이 철암역의 큰 조형물을 걷어 내는 것 같아서 서운 한 마음이 일었다.
삼방동 개천가가 새롭게 단장 되었듯이 저 검은 거대한 산도 말끔한 모습으로
변하면 생명을 걸고 밥을 얻기 위해 꾸역꾸역 모여들었던 젊으나 젊은 광부들의
희생의 넋도 잔해되어 뿔뿔이 흩어져 가겠구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즈음에서 철암을 방문 할 때 낮달이 나와 있었는데,
오늘은 낮달도 없이 파아란 하늘이 더욱 화사하다.
저 하늘에서 초록 물감을 얻어내 이제 철암도 푸르러 지겠구나!

갑자기 삼방동에 아파트 공사장을 만나게 된다.
그렇지..... 사람이 살아야 하니까.
삼방동의 빈집들과 아주 큰 대조를 이루는데 곳곳의 골목 안 풍경이
더 귀한 모습으로 내 카메라에 담겨진다.
철암에 처음 왔다는 젊은이 두 사람과 합세하여 빈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내 기억들을 풀어 놓고야 말았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갸우뚱거리는 그들에게 꿈꾸듯이...
단체관람 영화를 보려고 줄서서 피냇재를 넘던 일이며,
가을 운동회가 우리에겐 철암의 최고의 페스티발이 되었다는 둥
앞뒤 없이 너절하게 주절주절 잘도 지껄이고 말았다.
루핑지붕 끝에 달린 키보다 더 큰 고드름이야기며
마지못해 신었었던 등굣길 장화일이며
저 흐르던 시냇물이 까맣던 이유며,,,,후미끼리 무당집 이야기까지도...
눈을 반짝거리며 들어주는 이들이 있어줘서 나는 나이 들은 노인이 심정이
이러겠거니 속으로 생각도 했다.

아주 작게 그림도구도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와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후미끼리도 가봐야겠기에....
마침 신토불이에 짐을 맡겼었는데, 주인이 우리 짐을 안에 둔 채 문을 잠그고
산나물을 뜯으러 갔단다.
그 틈에 내가 후미끼리로 그들을 안내해갔다.
“어머나, 아름다워라~‘ 이 선생님 이런 곳에 사셨군요.
후미끼리는 연탄 먼지를 살짝 피해간 동네답게 우뚝 선 두골산 아래
나지막하게 오밀조밀 모여 있다.
빈집이 많지 않아서 사람의 훈기가 살갑게 느껴진다.
내살던 개울가 집엔 살구나무가 소담스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저곳의 샘물이 맛이 일품이고, 이 개울가 의 몇 채의 집이 더 있었는데 그 중
신작로 쪽으로 쪽마루를 낸 집에 꼬마무당이 살고 있었노라.
그 시절 그 꼬마무당집이 내 소설의 배경이 되었었다며 내 어릴 적 무대들을
짐작이라도 시켜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나는 열이 내었다.
조금 우습지만......나도 철암을 가만가만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이 스며왔다.

[인쇄하기] 2007-05-05 1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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