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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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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침내 두문동 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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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침내 두문동 재를,
영월을 지난 차는 천천히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작은 야산처럼 쌓여있는 석탄더미를 거쳐 예미를 지나면서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음을, 산속의 정적으로 알게 된다.
우측으로 정암사입구를 보면서 사북 고한 지역으로 들어선다.
정암사 적조암은 동학 제2교주 해월 최시형이 49일간 수련을 행한 곳이다.
작년 고등학교 후배 표진현이 자신의 아버님의 저술이라고 <동학>책을 주었을 때 나는 감동했다.
그가 뒤늦게 철학공부를 하였다는 사실과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옛날기억 때문이다.
나는 그 책에서 해월의 정암사행과 강원지역 동학포교의 행방을 알게 되었다.
표진현의 남다른 행위와 자신에게 잠겨있는 외부와 단절된 듯한 느낌이, 그의 아버지에게서 온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수년전 유홍준선생이 동학전시를 제의하였을 때 나는 참가하지 않았다. 첫째는 동학에 대한 지식의 부족이고, 그와의 전시준비에 대해 생각해 볼 점이 있어서였다.
역사적인 내용을 주제로 그린다고 해서 모든 역사를 잘 알 수는 없다.
결국 나는 그 전시에 불참하였다.
그후 혼자 동학그림을 큰 화면에 그렸다.
2004년 그 그림을 일민미술관 개인전에 전시하였다.
마침내 두문동재에 이른다.
기억도 안나는 tv 프로그램에서 본 두문동재 눈내리는 풍경은 내 기억속의 한국의 멋 시리즈 1위이다.
그때는 내가 이 고개를 한 달에 한 번씩 넘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였다.
비슷한 풍경이 임홍감독의 이미지속에 있다. 태백산 도립공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차창가로 흩날리는 눈장면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도립공원 입구의 개발된 풍경이 들어 있다.
이성계일파에게 고문당하고 몰려난 삼태기 둘러맨 고려 말 충신들, 가속들이 강원도 산비탈에 약초캐며 웅얼거리는 아리랑 곡조는 그야말로 ‘몸’이 내는 소리이다.
그들은 산비탈에서 왕위를 잃고 물러난 공양왕이 머무는 삼척 쪽을 바라다보곤 하였다.
그 웅얼거림은 궁스렁거림이고 각 뼛골 속에 가두어진 공간의 울림이다.
가슴 속 불덩어리를 어르고 달래어, 마침내 뭉쳐 내어 내지르는 한의 소리이다.
이 한 서림의 소리는 인간이 필연적으로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기 위해 조직하는 사회구조에서 생겨나는 권력의 모순이다. 권력은 조직에서 나온다. 그것으로 인해 쌓여진 경직된 구조는 인간과 인간의 사회적 관계를 오히려 파괴한다. 아마도 현대의 모든 국가가 취하는 정부조직이 그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군대를 조직한다.
그리고 조직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서로가 혹은 스스로 위로한다.
필연적이며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 제도와 관습에 우리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가장 잘난 민주주의조차도 의심할 수 있다.
원래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화와 예술을 한다.
쉴러의 ‘인간의 미적 교육론’의 주요핵심이다.
수년 전 윤동천선생이 장사익을 아느냐고 내게 물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나는 그 이름만 어디서 들은 듯하였다. 그 후 아마도 선영이가, 생일 선물로 cd를 사다주었던가?,
그의 노래는 아리랑의 느낌의 그것이었다.
차안에서 몇 번 듣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시청 앞의 군중 앞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도 보게 되었다.
베를린, 연지가 잠시 묵었던 한국인 부인과 결혼한 독일인이, 나의 첫 방문에 장사익의 노래를 틀어 주었다.
뿐만아니라 임홍감독이 새로 제작한 비디오 다큐에 이 노래를 삽입하여, 뉴욕의 개인전에서 화면과 함께 들어보니,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 노래를 빼자고 하였다.
막힌 공간에서 그의 소리는 너무 무겁다.
작년인가 구와우 해바라기 축제 때, 여름 밤 한생곤이 돌배나무 계곡에 아리랑을 틀어 놓았다.
그리고 앤디에게 아리랑노래에 대해 설명하는 듯 보였다.
떠나는 날, 앤디는 아리랑모음집 cd를 두 개 사서 나에게 한 개를 주고 갔다.
차에서 여러 번 들어 보았다.
아리랑은 정선과 두문동재의 아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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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6-10-31 20:5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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