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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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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러, 보이스 1. 영웅과 영웅숭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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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_8_3_BERLIN
- 쉴러, 보이스 -
1. 영웅과 영웅숭배
2. 아버지, 자유
3.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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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쉴러, 보이스 -
1. 영웅과 영웅숭배
PLUS 슈퍼에 치약과 면도기를 사러 갔다 오는 도중, 터어키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국제전화 하는 곳에 들렀다. 오귀스트 로댕과 같이 긴 수염을 기른 주인, 터어키 사람은 조그만 점포를 알뜰히 운영하고 있다. 10대 정도의 컴퓨터로 인터넷 사용료 1시간에 50 cent에 빌려주고, 3~4대의 국제전화하는 칸막이와 시원한 음료도 판매하는 곳이다.
Google에서 요셉보이스를 검색하던 중 Rudolf Steiner 사이트가 나와 2시간 가량 읽게 되었다. 그리고 슈타이너가 살던 집이 베를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Motzstrasse 30, Nollendorf Platz역, 나는 연지와 그 곳에 가보았다. 오후 4시까지라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까페와 책방이 운영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호리 가운데 채, 책장 어는 곳에는 을유문화사에서 출판된 번역본 토마스 카알라일(Thomas Carlyle)의 <영웅과 영웅숭배>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동훈이가 내게 권해준 책이다.
35년 너머의 일이다. 나는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 당시에나 지금이나 나는 영웅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 책의 제목은 나로 하여금 읽고 싶지 않은, 그보다는 한가로울 때 읽겠다는 생각으로 35년 이상이 흘러간 것이다.
나는 지금 베를린의 Gerichtstrasse 23, Aufgang 5, 3층 작업실에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 먹는다. 7월 27일 조카 연지의 정리되지 않은 작은 방에서 <독일문학사>를 빌려왔다. 쉴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다.
이곳에 온 이래 연지는 나를 많이 도운다. 통역과 가끔 식사 만드는 일, 큰 타올을 주기적으로 빨아다 주는 일 등.
그보다 연지는 자신이 경험한 어린시절을 통해, 큰이모네 식구들과 지낸 일, 셋째이모, 현정이네, 외할머니 등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연지의 기억과 시각을 통해 가족의 구성을 다시금 반추해 보게 된다.
이곳에서 나는 하루 12시간씩 작업한다.
무더운 더위와 함께 나의 이 자유가 좋다. 7월에는 두세번 이메일 때문에 Potzdamer Platz 근처에 가는 일 이외에는 전시회도 보지 않았다. Neue Gallery의 <베를린-도쿄전>을 한번 본것이 전부이다.
나는 이러한 나의 자유가 좋다.
아는 사람도 거의 없으며 어두워지면 불도 안켜고 그냥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났다. 아침은 6시 반이나 7시 경, 저녁은 9시 반이나 10시 경이 나의 잠자리 습관이 되었다.
7월, 이곳은 거의 10시경이 되어서야 컴컴해진다. 한국에서 이곳에 도착한 시차의 습관을 그냥 따른것이기도 하다.
빌려온 <독일문학사>에서 얼마간의 관심있는 단서를 발견해낸다.
p.214-215
"외국에 미친 쉴러의 영향은 처음부터 괴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광범위하고 두드러졌다.
- 영국에서는 토마스 카알라일이 쉴러의 전기를 쓰면서 그를 열정적으로 영국에 소개하였다.
-쉴러는 동방에서 가장 깊숙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러시아 작가치고 그에게서 자극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도스토에프스키에게는 쉴러가 곧 '우리자신의 시인'이었다."
위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호감이 가는 쉴러는, 수 년전 퐁피두 센터의 도서관에서 읽은 요셉보이스의 도록 서문에 씌여진 '쉴러리안'이라는 작가 해설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막연하나마 90년대 말 즈음 현대미술관에서 보았던 보이스의 연극적 행위와 그의 신체행위가 영웅적으로 느껴지도록 찍혀진 카메라의 시각이 생각났다.
뿐만 아니라 대학시절 현대미술을 이해하고자 읽던 문학비평이나 철학서적들에 언급되었던 쉴러에 대한 기억이 그 호기심을 증폭시킨 것 같다. 90년 대 말 과천 현대 미술관, 그리고 최근에 본 보이스-백남준의 퍼포먼스(베를린-도쿄전,Neue gallery)에서 그의 소리내는 행위는 아마도 슈타이너의 소리에 대한 연구에서 영향받은 것일 거라는 추측도 하게된다. 백남준과 플럭서스 멤버들의 소리에 대한 관심, 존 케이지의 자연음, 이 모두가 슈타이너와 함께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슈타이너는 괴테 아카이브 구성을 통해 쉴러에 대한 깊은 이해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현재의 내 추측이지만, 아마도 사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도시를 방문하여 행한 보이스의 대중연설과 '국제 자유대학'의 주창과, 칠판에 행한 강의 내용, 대중연설등을 작품으로 전시한 것 등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보이스의 연극적 요소는 슈타이너를 통해 왔지만 그 뿌리는 쉴러의 연극예술에서 온 것은 아닐까? 나는 자꾸 확신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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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6-08-21 22:37: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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