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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7.17 18:02 정선 jeongsun valley, 종이에 목탄 charcoal on paper, 36x51cm
2006.7.16(일)-17(월) 철암일기(구와우) 5
2006.7.16 09:00 구와우, 비 It's raining, 종이에 콘테 conte on paper, 23x31cm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새로 파낸 연못에 누런 흙탕물이 가득하고 해바라기는 군데군데 쓰러져 있다. 때 이른 코스모스가 가지런하다. 잠이 덜 깬 손이 무덤덤하다. <09:00> 영률이 일행과 구와우 순두부 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파전과 막걸리가 빠졌다. 철암팀과 석파정 주인장이 올라온다. 영률이 일행은 일찌감치 상행길을 나섰다. 비로 인해 영월을 비롯해 도처에 도로가 유실되었다는 보도가 전해진다. 막걸리 한사발과 파전 쪼가리를 놓고 쪽마루에 옆으로 누워 내리는 비를 본다. 비 냄새가 난다. 가파른 입구의 담 벽에 핀 봉숭아가 올망졸망하다. 누이의 분 냄새가 난다. 방 안에서 큰 웃음소리가 몇 차례 난다. 사람들이 우르르 나온다. 석파정 가족과 배석빈, 이경희, 정은화가 단양으로, 서울로 출발했다. 피곤한 장성아와 이혜인은 남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은 태백역으로 갔다. 기차는 회차하고 도중에 버스로 갈아타는 곡절이 있었다 한다. 철암팀과 교차하여 박석준이 태백역에 도착했다. 금별님과 김동현이 철암에서 구와우로 건너왔다. ‘작년엔 전시명이 ‘만말하다’ 여서 해바라기가 만개했고 올해에는 ‘자라나는 그림’ 전이라 꽃이 피지 않았다‘ 김동현의 농담이다. 박원장과 나는 차로 철암을 둘러보고 다시 돌아와 우비를 뒤집어쓰고 구와우를 둘러보았다. 그는 자연을 최대한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와우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경영논리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저녁에 김남표와 자연염색팀, 장성아외 3명은 아구찜과 탕을 먹었다. 염색사업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공동의 화제가 끊겼다. 숙소로 돌아왔다. 복분자술, 산사춘, 소주 따위를 각자 마셨다. 박원장의 이야기가 계속됐다. 육식이나 채색주의의 일면성을 지적한다. 잡식주의가 옳다. 역대 임금 가운데 상당수가 좋은 것만 먹어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단명했다. 양의학은 이과로 분류되지만 한의학은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에 가깝다. 환자를 둘러싼 우주적 질서를 존중하는 가운데 총체적인 사태를 맥으로 짚어낸다. 일종의 관상학이다... ... 그는 이튿날 아침 기차로 상경했다. 정오에 우리는 출발했다. 봉화로 내려가 중앙고속도로를 타려다 영동고속도로가 복구되었다는 말에 동해로 방향을 틀었다. 13시간 동안의 장거리 운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구와우->봉화->울진->정선->원주->이천->양수리->태릉->일산. 형편없는 도로사정과 빗길에 차는 더디기만 하고 비에 젖은 산천은 짙푸르다. 정선으로 접어들었을 때 푸름은 절정에 달했다. 정갈한 파란 밭 사이사이에 길이 선명하고 산등성에 물안개가 자욱하다. <17:49> <18:02> 돌이켜 보니 두 여자가 자연을 느긋하게 만끽하는 다른 한편으로 운전수 시중드느라 힘들었겠다. 륮.
2006.7.17 17:49 정선 jeongsun valley, 종이에 목탄 charcoal on paper, 36x51cm
2006.7.17 18:02 정선 jeongsun valley, 종이에 목탄 charcoal on paper, 36x51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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