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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6.20(화) 철암일기 8
그림1 2006.6.20 12:55 구와우 guwow, 종이에 수채 watercolor on paper, 10.2x15.2cm
그림2 2006.6.20 13:01 구와우 guwow, 종이에 수채 watercolor on paper, 10.2x15.2cm
창자에 균열이 발생한 듯한 미세한 진통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 하루 동안 무리한 몸에 이것저것 아무거나 위에 집어넣어 그런지 간헐적인 복통에 힘이 쭉 빠진다. 오후 1시가 다 되어 간신히 엽서겸용 스케치북을 꺼내 펜 드로잉을 했다. 멀리 원두막이 보이는 수풀이 탐스럽게 아늑하다. 줌인하여 다시 그려본다. 몸이 아프니 그림이 편안하다. 철암에서 돌아온 다음날 생생했던 흥이 희미해지기 전에 수채물감으로 채색을 해두었다. <12:55> <13:01>
철암에 들어왔다. 김동현은 월천동이 헐리게 생겼다고 전한다. 단순한? 개발의 논리가 구현되는 과정을 서서히 목도한다. 저마다 필연적인 사유가 있겠다마는. 그래서 어제 월천동을 그리게 되었나 싶다. 통증은 주기적으로 정신을 압박한다. 도장가게 아저씨의 인물화와 철암장날 풍경화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어쩌겠는가, 아픈데. 불가항력적인 돌발 상황으로 촬영 팀과 작별하고 봉화 쪽으로 내달렸다. 도중에 하늬바람 팬션에 들러 두고 온 전화충전기를 찾았다. 주인장은 밭을 매고 있었다. 봉화를 거쳐 영주방향으로 가다가 풍기인터체인지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중부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서울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내부순환도로에 진입하여 강변북로를 만나, 자유로를 따라 일산에 당도했다. 거의 초주검이 되었다. 운전 중에 복통을 참느라 어금니를 수차례 깨물었다. 숨쉬기도 어려웠다. 참기 어려운 고통을 맞으면 지독하게 한가했던 장면을 순간순간 삽입하여 떠올리는 오래된 나의 습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의 얼굴이 반갑다. 륮.
2006-06-25 22: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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