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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비엔날레 오프닝 날 2
2006.6.11
양쪽으로 바다와 직접 만나는나무로 된, 큰 창고 문을 열기만하면, 오른 쪽 멀리는 하늘에 걸려 있는 다리와 그 밑으로 오페라하우스가 하얂게 반짝인다.
1층의 안쪽에서 원주민 작가의 퍼포먼스 의식이 열리게 되어 있다. 오프닝행사의 주요 행사인 것이다. 원주민작가 Djambawa Marawili에 의해 행해지는 퍼포먼스는여자 2명과 아이1명 그리고 4-5명의 남자들에 의해 행해진다. 그들이 입장하기 전에 이미 바닥에는 흜이 깔려지고 원주민 특유의 문양이 그려진 나무기둥이 몇 개 세워져 있다. 흙은 그 둘레와 앞 쪽에 도톰하게 둘러 쌓아져 있어, 이미 그것이 성스러운 어떤 곳임을 느낄 수 있다. Djambawa는 앞에서 주문을 계속 외우고 앞장선 남자는나무 기둥을 파서 만든악기를 불며 등장한다. 이 악기는 나지막한 뱃고동 같은 소리를 내는 데 그 소리가 묘하게도 사막같은 장소에 어울리는 느낌을 준다. 낮은 저음에 웬지 모르게
우리의 하체에 울림을 주는 것 같다. 남자들은 날카로운 창을 들고 여자들은 뒤를 따라 나온다.
계속되는 주문과 함께 장에 들어선 그들은 앞부분에 쌓여진 흙을 손으로 파내고 여자들은 뒤에서 춤을 춘다.
그남자들의 춤은 빠르고 순간적이어서 춤이라기 보다 사냥감 앞에 선 순간적 몸놀림에 가깝다.
무릅과 창을 든 손목의 근육에 집중적인 긴장이 이어지고 아주 짧은 시간에 바닥에 깔린 옅은 흙이 파 헤쳐진다. 퇴장하며 춤추는 한 나이든 여자의 춤은, 그의 손 발은 새의 발톱과 같이 날카롭게 그리고 물고기의 뼈를 추려내는 칼날같이 공간을 가르며 나아갔다.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들은 그 행위를 하기전에 많은 참가관객들의 문을 의싣하며 잠시 기다려야 했으며 그들의 표정은 인내하려는 노력이 역력하였다.
관광문화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나는 같은 점을 느꼈다. 한 여름 해변가에 벌어지는 그것은 관광문화의 한 행사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비엔날레 유행은 도시를 홍보하고 국가간의 문화전쟁속에서 관광홍보문화와 맞물리면서 만이 진행이 될 것이다.
시드니비엔날레도 지역적으로 똑같은 조건이다.
단지 다른 점은 겨울에 행사를 한다는 것인데 , 그것도 유럽인들의 여름 바캉스 시즌에 맞추었을 것이라는 의견에 수긍이 같다.
그들을 둘러싼 많은 백인들 속에서 그들은 미술이라는 이름속에 그들의 벌거벗은 신체를 통해
자신들의 신성한 행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작가의 표정속에서 인내해야하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는 원주민 전통그림을 그리는 화가 이기도 하였다.
북부 원주민 지역에서 살며 작업하는 이 작가는 자신들의 종교의식을 그대로 행위미술로 연결시킨다. 그는 자신의 원주민 영토에 깃발을 꽂고 있다.
그밖에도 1층의 여기저기에 설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호주에서의 가장 맛이 없는 중국음식점을 모르고 들어가 억지로 점심을 때웠다.
인적이 드문 항만부두를 따라 전시장 2층의 영국인 조각가이며 설치작가인 Antony Gomley의 작품을 보러 같다,
천여평이 넘는 것 같은 2층 전체가 Gomley 한 사람의 설치 작품이다. 영국과 오스트리아의 관계를 생각케하는 작가선택이다. 뿐만아니라 특별한 공간할애에서도 그것은 여실히 드러난다. 비엔날레가 어떻게 정치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들이 아프리카의 부족국가와 자신들의 위치를 동등하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반도의 작은 나라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베니스 비엔날레의 각 국가의 전시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초부터 국가와 국가를 동등한 자격으로 초대하느 것부터가 정치적인 발상이다.
10억이 넘는 중국과 인구 수백만의 작은 국가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 같은 제스추어가
무언가를 숨기려는 발상이다. 따라서 당연히 여기에는 막후 조절과 협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미학적 절충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최근의 중국작가들에 대한 문화강대국들의 태도가 이것을 증명한다. 미술작품을 보려는 것인지 무역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는 전시형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국의 식민지 시대 선전의 진행과 국전의 진행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초기 국제행사인 만국박람회까지도,
입구에 가까운 전시공간의 반은, 그리 크지 않은 중국인들의 사진이 벽면에 주욱 나열되어 전시되어 있다.다른 쪽에는 곰리 특유의 손가락 크기 정도의 테라코타작품이 전체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21만 여개의 이 테라코타 작품들은 중국관동지역의 흙으로, 350명의 광주 상산마을 사람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사람 모습의 형상들이다. 관객은 밖에서만 볼수 있는데 앞쪽에는 위를 쳐다 보고 뒤쪽은 앞을 바라다 보고 있어 각기 눈의 위치가 다르다고 한다.멀리서는 구분이 잘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 부분 부분의 흙 색갈이 다르다.
전면 전시실에 있는 사진들은 이것을 만든 사람들의 일부 사진들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부르짓는 작가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반복의 미학이 곰리특유의 조형언어이다. 그리고 그것은 뜨거운 불에 구워진, 밝은 주황색 테라코타의 건강한 흙색갈에 의해 중세미술의 후광을 보는 것 같은 장관을 보여준다. 그 과감한 공간의 사용과 발상에 감탄하면서 내 마음속에서는 의구심이 일어난다. 중국인의 싼 임금에 눈돌린 그 발상이 공연히 괘씸해 진다.
그리고 10억이 넘는다는 그 인구를 상징하는 것 같은 바글바글한 작은 인간 형태들도 가만히 생각하면 아시아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 같다. 비록 인해전술에 의해 두만강을 번번히 넘게 해준 민족의 후손이지만,
아마도 이것은 공연한 질투심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날 저녁 레슬리를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대니얼과 앤디도 이것을 인종 편견적인 작품이라고 했다는 것을 듣고나니 나만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
낮에 우연히 레슬리를 만나 Art Space/ Biennale of Sydney에서 열리는 퍼포먼스행사장에서 보자고 하였다. Art Space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전시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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